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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이사 시작입니다.
조금씩 옮기고 있습니다.
글을 쓰기 귀찮아서 그런건 절대! 아니에요~










"어?"
[뭐해?]
"아무것도, 왜?"
[ㅡ나올, 래?]



벌써 며칠째일까, 이런 배려하는 듯한 전화를 하는 것은.
오늘까지만 거절을 할까. 싶은 마음에 숨을 뱉어낸 후 입을 떼려는 찰라 들려온 이름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시간이 멈춰버린 듯, 멈춰진 시간안에 나도 포함되어 있는 듯 그렇게 귓가에 들려오는 목소리가 그대로 반대쪽 귀를 통해 빠져나가 내게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상태로 멍하니 겨우 들고 있던 휴대전화 마저 놓쳐버릴 뻔한 것을 잡아챈다.



"ㅡ나왔...다고?"
[응, 근데 넌 뭐야.]



웃고 있다고, 좋아보인다고, 더 예뻐진 거 같다고...
그러면서 넌 그게 뭐냐고...넌 그 꼴이 뭐냐고...오히려 눈물 섞인 말을 뱉어내고 있는 모습에 눈이 시큰 거린다. 아직 더 흘릴 눈물이 남아있었던 모양이다.



"오늘은...약속ㅡ"
[약속보다 이쪽으로 와야하지 않겠어? 그래야 너도!!]
"하야테...."
[ㅡ잊을, 거 아니야...]



이제는 제법 커진 울음 소리에 아마 자리를 피하는 듯 시끌벅적하게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던 소리가 점점 멀어지는 기분이 든다.



"좋은 소식, 없어?"
[뜬금없이 무슨 소리야?]
"그냥, 나 또 외로워지겠구나. 싶어서."
[실없는 소리하는 거 보니 괜찮은거 같은데 나와.]



무슨이야기를 꺼내보아도 결론은 한길로 통하고 있는 듯 그녀의 마지막은 저렇게 끝나고 있었다.
너도 괜찮다는 걸 보여줘. ㅡ라는 말로.



그런데
나 전혀 괜찮지 않아. 라는 말을 할 수 없었다.
아직 마주할 자신이 없어. 라는 말을 할 수 없었다.



나 대신 울어주는 그녀에게 미안해서, 나 대신 아파해주는 그녀가 고마워서, 나 대신 화내주는 그녀가..



"ㅡ고마워, 하야테."
[그럼 나오던가, 나 심심하다고?]
"하야테..."



직감적으로 알아챈걸까, 일순 바람소리가 귓가에 울린 후 됐다, 됐어. 어? 나 찾는거 같아. 들어가야해. 라며 급히 전화를 끊으려는 듯 했다.



"다음엔, 다음엔 갈게.."
[약속했다?]
"ㅡ응"



힘겹게 대답을 해보인 후 겨우 바깥과 연결되어 있던 통로가 닫힌다. 어둡게 간간히 지나가는 자동차의 헤드라이트만이 비춰지는 공간에 불을 밝힌다.
조금 움직여 본다.




├ 2013/05/19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