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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그런거죠.
아, 슬퍼!
"이대로가도, 괜찮겠어? 표정은 엄청 궁금해 죽겠다. 거든ㅡ"
억지를 부려 이곳에 오기는 했으나,
능청스럽게 인사도 나눴지만,
뒤늦게 이래선 안될 것 같다. 후회가 밀려온다.
모든걸 두 눈으로 확인해서인지도 모르겠다.
이래서는 꿈도 희망도 없을 뻔한 결말만이 나를 맞이할 것 같았다.
"억지써서 미안해. 근데 정말 이제는 내가 끼면 안될거 같네..."
이미 내게 동요조차 하지 않는 그녀의 모습은, 아니 그런 모습을 계속 신경쓰지 않는다는 듯 앉앙서 모범생 미소를 짓고 있을 자신이 없었다. 오히려 그 것은 그 것대로 내게 큰 데미지가 되어 돌아오고 있었으니까. 이자리가 흡사 결혼 허락 받으러 온 예비부부로 보였다는 것은 자격지심이 불러일으킨 단순한 나만의 착각이었을까. 그렇기 때문일까, 계속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가는 못된 시누이의 영혼에 빙의 된 듯 행동할 자신의 모습이 보이는 듯 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런 나를 바라보고 있을 아츠코에게도 미안한 감정이 가득했기에 이쯤에서 물러서는 것이 순리라 생각했다.
"내일, 같이 등교할까..?"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이정도.
자매가 됐음에도 둘은 절대 같이 등교하지 않았다. 모르는 사람이 있으니 그럴 수 있겠다고 보지만, 그 둘은 그게 아니더라도 딱히 친하지도 않았다.
"내일, 데리러 올께."
작게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에 조금 입가의 근육을 당겨본다. 누구보다 자연스러운 미소를 띄운다.
비록 내가 구한 게 아츠코기 아닌 하루나였다고 해도, 그런 거짓말을 해서라도 내 시선을 잡아채고 싶어한 아츠코의 마음을 봐서라도 웃는다.
우린 닮았다.
나를 보는 아츠코,
하루나를 바라보는 나.
하지만 자신들을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눈빛은 받지 못한다.
그건 슬프고, 아프고, 속상하고, 힘들다.
그 사람의 시선끝에 내가 설 수 없다는 것이...
동경이라고 해도 좋다.
여자끼리 연애를 대상으로 서로를 원한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 것도 엄연히 좋아하는 감정을 담고 있다. 단순히 한 생명체를 향한 갈구인 것이다.
결코 '이상한' 것이 아니다.
한 참을 걸어왔음에도 저 멀리 아직 아츠코의 모습이 보인다.
너는 지금 어떤 마음으로 거기 서 있는 거니,
너는 지금 어떤 표정으로 거기 서 있는 거니,
너는 왜...
바라보지도 않는 나를 그렇게 기다리는 거니....
내게 하루나와 즐거운 듯 웃고 있는 그사람의 모습을 보는 것이 악몽이 듯,
그 동안 내가 하루나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며 얼마나 힘들었을까.
아츠코는 나를 좋아한다. 그게 무슨 감정을 품고 바라볼 수 있는지는 정확하게 모르지만 이 결론은 틀리지 않다.
내가 하루나에 대한 감정을 인정한 시점에서 그 것은 확실해졌다.
아츠코가 나를 바라보는 눈빛의 안타까움이 내가 하루나를 바라보는 그 것과 같기 때문이다.
[나 왔어.]
짧게 메시지를 남긴 후 긴 숨을 토해낸다.
갑자기 떨어진 온도탓인지 입앞에 희뿌연 입김이 뿌려진다. 코끝이 찡해지는 기분이 들어 벌게졌을 코를 숨기기위해 목도리를 코끝까지 끌어올린다. 그리고 다시 한 번 폰위에 손가락을 움직여 「추우니까, 목도리랑 꼭 하고 나와」메시지를 남긴다.
"미안, 늦었지!"
잠시 후 아츠코는 헐레벌떡 뛰어나왔다.
뭐가 그렇게 급하다고....
"아니야, 갈까?"
코트 주머니 깊숙히 찔러 넣었던 손을 꺼내 뻗어든다. 곧 냉기가 손가락사이를 배회하며 금세 온도가 떨어져내리지만 이내 내 손을 잡아오는 아츠코의 온기에 어느정도 추위를 면할 수 있었다.
그렇게 한 발자국 움직인다.
하루나에게서 아츠코에게로...
아, 슬퍼!
"이대로가도, 괜찮겠어? 표정은 엄청 궁금해 죽겠다. 거든ㅡ"
억지를 부려 이곳에 오기는 했으나,
능청스럽게 인사도 나눴지만,
뒤늦게 이래선 안될 것 같다. 후회가 밀려온다.
모든걸 두 눈으로 확인해서인지도 모르겠다.
이래서는 꿈도 희망도 없을 뻔한 결말만이 나를 맞이할 것 같았다.
"억지써서 미안해. 근데 정말 이제는 내가 끼면 안될거 같네..."
이미 내게 동요조차 하지 않는 그녀의 모습은, 아니 그런 모습을 계속 신경쓰지 않는다는 듯 앉앙서 모범생 미소를 짓고 있을 자신이 없었다. 오히려 그 것은 그 것대로 내게 큰 데미지가 되어 돌아오고 있었으니까. 이자리가 흡사 결혼 허락 받으러 온 예비부부로 보였다는 것은 자격지심이 불러일으킨 단순한 나만의 착각이었을까. 그렇기 때문일까, 계속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가는 못된 시누이의 영혼에 빙의 된 듯 행동할 자신의 모습이 보이는 듯 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런 나를 바라보고 있을 아츠코에게도 미안한 감정이 가득했기에 이쯤에서 물러서는 것이 순리라 생각했다.
"내일, 같이 등교할까..?"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이정도.
자매가 됐음에도 둘은 절대 같이 등교하지 않았다. 모르는 사람이 있으니 그럴 수 있겠다고 보지만, 그 둘은 그게 아니더라도 딱히 친하지도 않았다.
"내일, 데리러 올께."
작게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에 조금 입가의 근육을 당겨본다. 누구보다 자연스러운 미소를 띄운다.
비록 내가 구한 게 아츠코기 아닌 하루나였다고 해도, 그런 거짓말을 해서라도 내 시선을 잡아채고 싶어한 아츠코의 마음을 봐서라도 웃는다.
우린 닮았다.
나를 보는 아츠코,
하루나를 바라보는 나.
하지만 자신들을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눈빛은 받지 못한다.
그건 슬프고, 아프고, 속상하고, 힘들다.
그 사람의 시선끝에 내가 설 수 없다는 것이...
동경이라고 해도 좋다.
여자끼리 연애를 대상으로 서로를 원한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 것도 엄연히 좋아하는 감정을 담고 있다. 단순히 한 생명체를 향한 갈구인 것이다.
결코 '이상한' 것이 아니다.
한 참을 걸어왔음에도 저 멀리 아직 아츠코의 모습이 보인다.
너는 지금 어떤 마음으로 거기 서 있는 거니,
너는 지금 어떤 표정으로 거기 서 있는 거니,
너는 왜...
바라보지도 않는 나를 그렇게 기다리는 거니....
내게 하루나와 즐거운 듯 웃고 있는 그사람의 모습을 보는 것이 악몽이 듯,
그 동안 내가 하루나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며 얼마나 힘들었을까.
아츠코는 나를 좋아한다. 그게 무슨 감정을 품고 바라볼 수 있는지는 정확하게 모르지만 이 결론은 틀리지 않다.
내가 하루나에 대한 감정을 인정한 시점에서 그 것은 확실해졌다.
아츠코가 나를 바라보는 눈빛의 안타까움이 내가 하루나를 바라보는 그 것과 같기 때문이다.
[나 왔어.]
짧게 메시지를 남긴 후 긴 숨을 토해낸다.
갑자기 떨어진 온도탓인지 입앞에 희뿌연 입김이 뿌려진다. 코끝이 찡해지는 기분이 들어 벌게졌을 코를 숨기기위해 목도리를 코끝까지 끌어올린다. 그리고 다시 한 번 폰위에 손가락을 움직여 「추우니까, 목도리랑 꼭 하고 나와」메시지를 남긴다.
"미안, 늦었지!"
잠시 후 아츠코는 헐레벌떡 뛰어나왔다.
뭐가 그렇게 급하다고....
"아니야, 갈까?"
코트 주머니 깊숙히 찔러 넣었던 손을 꺼내 뻗어든다. 곧 냉기가 손가락사이를 배회하며 금세 온도가 떨어져내리지만 이내 내 손을 잡아오는 아츠코의 온기에 어느정도 추위를 면할 수 있었다.
그렇게 한 발자국 움직인다.
하루나에게서 아츠코에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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