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죄송해요, 유코카라님.
전...
어쩔 수 없는 하루나 오시였습니다. 흑흑










무작정 달려온 것까진 좋은데 도대체가 그녀를 자연스럽게 불러낼 방법이 없었다. 게다가 어찌되었든 아츠코와 자매관계였다. 아츠코와 거리낌없이 대화하는 것을 그녀에게 보이고 싶지 않았다. 그 이유가 무엇이든 말이다.



그저 멍하니 하늘 높이 솟아있는 대문을,
그녀와 나 사이를 인위적으로 가로막고 있는 무심하기만 한 그 것을 바라보지만 여전히 뽀족한 수는 없다.



「하아ㅡ」 나오는 숨을 뱉어내며 털썩 바닥에 주저 앉는다.
아무 생각없이 행동한 자신을 탓한다.
그 흔한 변명조차 만들지 못하는 자신의 머리를 원망한다.
괜한 화풀이임을 알고 있지만 멈출 줄 모른다.



지금 만난다고 달라지는 것이 있을까.
제대로 기억하는 것도 없이 그저 남의 기억을 빌려 행동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
그저 순간의 판단으로 안그래도 서먹한 우리관계가 더 소원해지는 것은 아닐까.
수많은 가정들이 머리속은 떠다니지만 그래도 일단은 그녀를 만나야한다. 는 결론에 다다른다.



그런 결론에 다다라서일까.
분명히 이 것은 자기 합리화의 한 부분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로인해 어떠한 결과를 도출한다해도 후회는 없다.



진짜, 없을까.
난 지금 이 것으로 좋은 것인가,



- 너 하루나랑 엄청 친했어.



단지 그것만으로 내가 이렇게 행동할 수 있는 것일까.
그저 어른의 시선에 비춰졌을 뿐인 관계에 내가 이처럼 집착 아닌 집착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엄마는 하루나라 했고, 아츠코는 자신이라 했다.
누구의 말이 사실이며, 누가 거짓을 뱉고 있는 것인가.
그리고 거짓말을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나하나 속인다고 무슨 메리트가 있는 것인가.



없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유같은 건 모르겠다.



만일 엄마 말대로 그녀라고 치자.
그녀는 왜 내게 숨기고 있는 것일까.
그저 아츠코 같이 트라우마가 될 것이 분명하기에 일부러 긁어 부스럼을 만들지 않으려는 것일까.
단지 그런 이유로 그녀는 그처럼 연기할 수 있는 것인가.
나를 생각해서 모든 것을 가면속에 가둬둔 채 내겐 똑같은 얼굴을 꺼내드는 것인가.



그럴리가 없다.
남의 감정따위 생각해줄 정도로 마음이 넉넉하지도 못할 뿐더러
결정적으로 내 눈에 비춰진 그녀는 사람을 가까이 두질 않는다. 일정한 거리를 둔 채 행동하곤 했다.
만약 그녀가 일부러 그렇게 행동한 것이라면 그야말로 그녀는 타고난 연기자일 것이다.



그깃으로 도출해보는데 그녀는 정말로 나에 대한 어떠한 것도 모르고 있는 상태이다.
확신할 수도 있다.



적어도 그녀에게선 아츠코에게서 느껴졌던 눈빛을 받진 않았으니까.



엉덩이를 털고 일어난다.
더 늦어진다면 민폐를 끼치는 것이 되버리기에 결단을 내리기로 한다.
하지만 그 것도 잠시 멀리서 빛을 밝히며 들어서는 차한대가 보인다. 주춤거리는 사이 한블록의 거리둔 채 멈춰서는 것이 보여 그대로 돌아섰던 몸을 돌려 쉼호흡을 한 후 초인종을 울리기 위해 손을 움직이면 귀를 파고드는 익숙한 음성에 손을 벨 위에 올려둔 채 고개만을 돌린다. 순간 적막을 깨는 듯 들려온 목소리에 기쁜 듯 움직이던 발이 곧 멈춘다.



저렇게 웃는 그녀는 본 적이 없다.
항상 무표정으로 있는 그녀이기에 그 표정은 조금 쇼크였다. 게다가ㅡ



키스를 하고 있었다.
얼굴이 보이지는 않지만 말끔하게 차려입은 사람과의 거리가 줄어들곤 등뒤로 숨어버렸다. 틀어진 고개가, 맞닿아진 입술에 그만 뒤돌아서 힘겹게 뛰어왔던 그 곳을 벗어나기 위해 발을 움직인다.



늦었다.
단지 그 문장만이 맴돈다.



그날, 수영수업 참석이 어렵다던 그녀의 손을 잡아 그 이유를 물었다면 나았을까.
그날, 내 손을 잡아채던 그녀에게 조금만 시간을 줬더라면 달라졌을까.



이렇게 난 이미 지나버린,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을 탓할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