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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만, 인가요.

어찌된 영문인지 점점 회사일이 바빠지네요.

아, 너무 피곤피곤모드....

 

그래도 이건 끝내야 다른 걸 시작할 수 있기에!

한 번 휘갈겨봅니다.

 

괜찮게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나의 새드 감정은 점점 채워지는 거군요.

 

 

 

 

 

 

 

 

 

 

처음부터 별로 였다.

처음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다.

 

 

 

처음보는 주제에 친한척 다가오던 모습도.

모든 사람에게 향하던 친절을 내게도 거리낌없이 베풀던 모습도.

 

 

 

 

- ───나랑, 사귈래?

 

 

 

하지만 난 신경쓰고 있었다.

그 거침없이 행동하던 모습을,

무엇보다 고민없이 행동하는 모습이.

 

 

 

그리고 그렇게 내게 먼저 향했던 관심이라는 의미를 품은 눈빛이 식어버린 지금.

 

 

 

- .....하루나....

 

 

 

쉼없이 반복되는 그날의 일이 나를 괴롭히고 있었다.

무엇하나 확실할 것 없이, 그저 어림짐작을 하고 있을 뿐인 일이지만

그 흐릿하던 그림자에서 난 그녀를 찾았으니까...

 

 

 

"아츠코, 잠깐만 내가 한다니까!"

"응? 별거 아닌─"

"됐어, 이게 편해."

"그래도...."

"그럼 옆에서 말동무라도 해주던가. 히히"

 

 

 

붉어진 얼굴이 부끄러운지 쑥쓰럽게 웃던 그녀의 연갈색의 눈동자가 일순 내게 향하는 듯 하다 곧 아무렇지 않게 정면으로 시선을 옮긴다.

내게 향하던 진실된 마음이 내게서 멀어지고 있었다.

 

 

 

- 하루나....!

 

 

 

내 이름을 불러주던 애띤 그녀의 음성에 더 이상 내 이름은 담기지 않는다.

불안하다는 듯 흔들리던 눈빛이 내게 닿는 순간 확신에 찬 듯 웃고 있었지만, 이제는 아무것도 담지 않은 눈동자만이 나를 비춰낸다.

 

 

 

"잠깐만."

 

 

 

왜, 난 그런 행동을 했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무시하기만 하던 내가,

항상 귀찮은 척 흘려버리기 일수였던 내가,

 

 

 

나를 그렇게 대하고 있는 그녀의 앞을,

늘 불쑥불쑥 나타나 내 앞을 가로막던 그녀를 내가 가로막는다.

여전히 머리는 따라가지 않는 행동에 그녀의 무슨일? 하는 듯 날카롭지만, 그동안 전혀 본 적이 없던 약간 주저하는 시선에 오히려 내가 주춤거린다. 그리고 그런 내 행동에 언제나 내가 그러했듯 이번에는 그녀가 내게서 시선을 돌리며 나를 스쳐 지나간다.

 

 

 

"잠깐──"

".........왜...."

 

 

 

스쳐지나가는 옷깃이 야속해 나도몰래 멋대로 반응한 몸에 뒤늦게 몸이 돌려진다.

아슬하게 그녀의 소매자락을 붙들고 있던 내 손을 힐끔 바라보던 그녀가 움직이지 않은 채 입만을 움직여 내 행동에 대한 답을 요구한다. 평소와는 달리 낮게 읇조리는 음성이 어색해 아무말도 하지 못한다.

 

 

 

물론 알고 있었다.

겨우 붙잡은 그녀였고, 시간이었다. 어찌된 영문인지 항상 아츠코 옆에 붙어 있는 그녀이기에 이런 틈이 생기는 것은 흔한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누구보다 내가 더 잘 알고 있다. 궁금하던 것을, 계속 머릿속에 맴돌던 의문을 풀 수 있는 순간은 지금뿐이라는 것을.

 

 

 

"할 말 없으면 이만───"

 

 

 

봄 날의 바람처럼 겨우 붙잡은 그 것은 스르르 내 손 끝을 빠져나간다. 더 이상 내게 미련은 없다는 듯, 곧 다가올 여름의 기운을 기다리기다로 한다는 듯 일직선으로 뻗어있는 복도를 걸어나간다.

 

 

 

"아츠코!"

 

 

 

그리곤 평소에 나를 불러주던 부드러운 음성에 내 이름이 아닌 다른이의 이름이 실린다.

내게 향하던, 귀찮기만 하던 낯짝으로 웃어보인다.

나를 등 뒤로 세운 채 그녀는 자신의 길을 향해 발을 딛고 있었다.

항상 뒤돌아 서 있던 그녀가,

곱게 휘어있던 눈길을 내게 보여주던 그녀가 허리를 세운 채 나를 돌아서고 있었다.

 

 

 

"유, 코"

 

 

 

내 뒤에서 나를 향해 돌아서 있던 그녀를 바라보던 아츠코와 눈이 마주친다.

어느 새 나보다 앞 서 걷고 있던 그녀가 뒤를 돌아서 나를 바라본다.

 

 

 

- 유코는 넘겨주지 않을거야.

 

 

 

언젠가 이해가 가지 않던 그녀가 내뱉었던 문장이,

그날의 표정이 떠오른다.

 

 

 

 

 

"마리짱!"

"하룻─, 어어?"

 

 

 

슬픈 듯 하면서도 무표정하게 나를 스쳐지나가던 그녀의 표정이 눈에 그려진다.

 

 

 

"야야, 넛─"

 

 

 

이런 뒤죽박죽인 상태로 집에 들어가 아무렇지 않다는 듯 아츠코를 바라볼 자신이 없었다.

 

 

 

"그냥, 들어올래?"

 

 

 

갑자기 들이닥쳐 자신위에 올라타 탐하고 있는 상태의 등을 토닥이며, 안정을 취하라는 듯 귓가에 속삭이는 음성의 주인공에 순간 팟하고 정신이 돌아온다.

 

 

 

"흐흑, 마리.....짱......"

"괜찮아괜찮아..."

 

 

 

그대로 마리코의 가슴에 얼굴을 묻자 거짓말같게도 분하고, 답답하게 억누르고 있던 감정이 폭발하듯 눈물샘을 자극한다.

 

 

 

"──────으응..."

"응?"

 

 

 

그저 한 참을 그 자세로 앞섬을 적시고 있던 난 무엇에 대한 대답이었는지, 지금 이 상태로 올바른 선택을 하고 있는지 생각하지 않은 채 감정에 따라 행동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