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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도 오늘도 낮잠만 자대서......

휴일을 이대로 쓩 날려버렸네요.

 

요즘 회사의 남자녀석들이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꼴보기가 싫어서 친구와 이야기를 하는 도중!!

3,6,9 개월, 1년, 3년, 6년

위의 횟수로 찾아온다는 그 것!!!

네, 딱 끼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런건지, 뭐뭐....아무튼.

 

즐겨주세요~

 

 

 

 

 

 

 

 

 

 

- .......그 때 유코가 물에 휩쓸린 것은 내,가 물에 빠졌었기 때문이었어.

 

 

 

꽤나 죄책감에 잠겨 있는 목소리였다.

십수년간 불안해하며 지내왔을 그녀의 모습에 조금 마음이 미여진다. 나를 보며 그날의 악몽을 떠올릴 그녀의 모습에 미안함 마저 든다. 하지만 그녀는 전혀 그런 내색없이 내 곁에 있어줬다. 언제나 묵묵히 나를 바라봐주고 있었다. 그렇기에 이제는 내가 그녀의 상처를 어루만져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 심장이 원하는 소리와는 다른 길을 가야할 지라도,

상식적으로, 이성적으로 판단을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내가, 내가 할게.."

 

 

 

분명 나 못지 않게 물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을 그녀였지만, 언제나 당차게 행동하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보살핌 속에 나약하게 행동했던 지난날의 내 모습을 반성하는 뜻에서 이번에는 내가 먼저 나선다.

 

 

 

"어? 그렇게 무리하지 않아도──"

"그러는 너야말로 그 동안 어쩜 그렇게 표시한 번 안 낼수가 있어. 무섭잖아."

"유코가, 네가 구해줄 거라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 무섭지 않았어."

 

 

 

눈 끝이 떨리며 차마 나를 바라보지 못하는 모습에 그만 그녀의 얇기만한 어깨를 감싸안는다. 흠칫거리며 놀라는 듯 하던 그녀는 곧 긴 숨을 뱉어내며 내 허리를 감아온다. 코끝을 스치는 그녀만의 샴푸향기가 정신을 아늑하게 잡아끈다.

 

 

 

그 어린 나이에 물에 빠진 친구를 위해 스스로 몸을 던지는 어리석은 아이가 있을까.

──수도없이 내 머릿속에 수 놓았던 질문이었다. 성인들도 주저하는 행동을 10살도 되지 않은 이제 막 스스로 발걸음을 뗀 채 아무것도 모르는 철부지 같은 나이였다.

하지만 난 뛰어들었고, 그녀를 구해냈다.

그리고 지금 그녀를 품에 안고, 그녀의 향을 느끼고, 비로소 알 수 있었다.

 

 

 

난 그녀를 좋아하고 있었다.

적어도 그 당시의 나는 말이다.

아니, 지금의 나도 어쩌면...

 

 

 

"길 좀, 비켜줄래? 방해되는데."

 

 

 

그 때의 마음과 지금의 마음이 변하는 것일까.

그녀를 안고 있는 그 순간 너무도 평화롭고, 행복했지만, 왜 내 시선은 언제나와 같은 무표정한 모습으로 팔짱을 낀 채 우리를 노려보고 있을 하루나에게 쏠려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체육시간에 수영장으로 가야돼, 수영수업이라"

"아, 그렇다면 난 양호실 신세를 지어야겠다고 대신 선생님께 전해줘."

 

 

 

왜 그 순간 평소처럼 그녀를 잡지 않았던 것일까.

왜 평소처럼 너스레를 떨며 「 어디라도 아픈거야?」 라던가 「혹시 그날이야?」 라던가 하며 잡아채지 않았던 것일까.

 

 

 

"응, 그렇게 전할게."

 

 

 

그 동안 그렇게 그녀를 향해 움직이던 심장이 어떻게 한 순간에 이리도 잠잠해질 수 있는 것일까.

오히려 조금 동요한 듯한 그녀의 모습을 보며 스쳐 지나간다.

여전히 오른 손에는 아츠코의 반쯤 식은 손이 뻣뻣하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