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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

일단 휴일이니 달려보자는 심정으로 써내려갑니다.

일은 저질렀는데, 도대체 다음편은 어떻게......해야할지;;;

힘내겠습니다. 한글날도 있고...

힘냅시다!

 

 

 

 

 

 

 

 

 

 

- 왜 그렇게 생각했어?

- 그냥, 요즘 계속 꿈을 꾸니까.

 

 

 

이렇다할 답이 오고가진 않는다. 다만, 여전히 뭐가 그렇게 불안하기라도 한 것인지 눈둘 곳을 찾지 못한 채 흔들리고 있는 눈동자가 내게 답을 주고 있을 뿐이었다. 그저 '가정' 뿐인 답이지만 말이다.

 

 

 

- 그애가, 유코가 날 구한거지?

 

 

 

하지만 그에 대한 답은 듣질 못했다. 그 후 급히 방을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뭐가 그렇게 급했던 건지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방문을 연 채 사라졌다. 그리고 곧 현관문 닫히는 소리가 들린 것으로 보아 아마 집을 나간 거겠지. 그저 풀리지 않은 채 여전히 머릿속에 맴돌고 있는 어린날의 추억인지 트라우마일지 모를 것들을 그대로 둔 채 나는 다시 이 곳.

 

 

 

"어이어이. 또 그럴 거야?"

 

 

 

부드럽게 몸을 감싸안는 희고 고운 살결이 눈앞에서 흔들린다. 생각하지 않기로,

일단은 더 기억날 때까지 묻어두기로 마음 먹은 후 이 곳에 왔지만 어째서 이렇게 있는 순간 조차 난 그 것들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었다.

 

 

 

"뭐, 고민이 있을 때 찾아오는 건 나쁘지 않지만. 그만큼 내게 의지하고 있다는 거잖아? 아님 그저 화풀이 대상이 필요했던 거야?"

 

 

 

내 팔을 타고 미끄러지듯 움직이던 손가락을 귀찮다는 듯 쳐내고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는 검은 눈동자로 시선을 돌린다. 「그런거 어찌되든 지난일이잖아?」 라며 입술을 부퉁거리는 철없이 구는 이 사람을 바라보다 그대로 목을 끌어당긴다. 「맞아, 응. 마리짱 말대로.」 내게 주문이라고 거는 듯 그렇게 한동안 마음을 다잡는다.

 

 

 

그게 어쨌든 정말 다 지난 일이다. 이제와서 어쩔 수 있는 것도 아니거니와 사실을 알았다고 내가 물에 빠지지 않은 것이 되는 것도 아니니까. 그렇게 머리를 굴려가며 헛되이 시간을 보낼 필요도 없는 것이다. 하지만,

 

 

 

- 그 기억, 기억하려고 애쓰지마.

 

 

 

왜 그렇게 내가 기억을 하려고 하는 것에, 내 질문에 그렇게 예민하게 받아들였던 것일까. 그저 그녀는 내게 아무런 감정도 없거니와 그저 내가 유코와 잘 지내는 것이 싫을 뿐...인..........데...

 

 

 

- 어린시절이 너도 기억나지 않는거야?

 

 

 

'너도' 라고 했었다. 확실히 그 때 그 궁금증을 참다 못해 엄마에게 찾아갔다가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하고 잠시 잊고 있었다. 기억을 잃은 것은 나 뿐만 아니라 누군가 또 있다는 것을.

하지만 누구인지 여전히 오리무중인 채 시간을 보내다가 다시 꿨던 꿈에서 세 명의 어린아이들이 나왔었다. 

 

 

 

- 유짜응, 안돼!

 

 

 

언듯 스쳐지나가던 꿈속에 불려졌던 이름은 유코.

나를 따라 물 속에 뛰어 든 것은 유코였고, 아까전에 아츠코에게 물었을 때 어째서인지 그 대답에만 이렇다할 답을 주지 않았었다.

 

 

 

- 유코는 넘겨주지 않을거야.

 

 

 

나와 함께 어린시절을 기억하지 못하는 유코가 나와 친하게 지내려 하는 것을 질투하고 있는 것.

 

 

 

- 하루, 나아..

 

 

 

어린 나이에 아무리 친구가 물에 빠진다고 함께 뛰어들 수 있는지도 상식적으로 볼 때 불가능.

그렇다는 것은 나와 유코는 꽤나 친한 관계가 아니었을까.

 

 

 

"본능적으로, 끌렸다는게 말이 돼?"

"응? 우리처럼?"

 

 

 

맞닿아 있는 살결을 따라 마리짱의 숨결이 스쳐간다. 「집중, 하지? 여기. 는 다른 것 같은데...」 부지런히 움직이던 손가락의 움직임이 빨라진다.

 

 

 

"다른 생각, 하는 건 괜...찮지만. 이 때만은...하아, 나만 생각해줬, 으면 하는데...."

"읏. 말, 하면서 하짓...흐읏"

 

 

 

 

 

공중에 부유하는 듯 몽롱한 상태에서 조금 전의 전율이 계속 된다. 옆에 팔을 내어주며 마련된 자리를 몸을 굴려 차지하면 어깨를 감싸 안을 정도로 긴 팔이 나를 안아든다. 「역시, 들어와서 살까...봐」 상기된 얼굴로 이마에 맺혀 있을 땀방울을 훔치며 입을 열면 살풋 웃으며 내 앞머리를 헝클어 뜨리는 마리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