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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후후,
얼마만의 리뉴얼이랍니까.
그래도 나름 중간중간 열심히 포스팅을 하긴 했으니...스스로를 위안삼으며.
시작합니다.
-
드라마를 봐도, 영화를 봐도 모든 사건은 급작스럽게 전개된다. 예정에 없던 일이 진행됨으로 주인공은 혼란을 느끼고 그 혼란을 가중시키는 존재의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한다.
나 역시 여느 때처럼 집앞에서 그녀가 돌아가는 뒷모습을 바라볼 생각이었다. 자연스럽게 우리집까지 데려다주는 그녀가 왔던 길을 되돌아 걸어가는 모습을 바라보다 어둠속으로 모습을 완전히 감추면 아쉬운 마음을 뒤로한 채 현관문 안쪽으로 발걸음을 돌리는 그런 역할을 난 오늘도 이행할 뿐이었다.
그저 평소처럼 행동할 생각이었다.
"뭐라셔?"
"응, 그렇게 하라고...근데 정말 괜, 찮아?"
"안될건 뭐야, 혹시...유짱...불편해...?"
"아냐!"
어색한 듯 제대로 눈도 마주치지 못한 채 엉거주춤 서 있던 그녀에게 적당히 옷가지를 쥐어준 후 욕실쪽으로 밀어넣는다.
"그럼 먼저 씻어, 난 정리할...ㅡ"
"혼자....해?"
"응?"
"아냐."
무슨말을 하고 싶은 걸까.
왜 내 눈을 똑바로 보질 못하는 거야.
왜 이렇게 불안해 하는 거야.
그런 모습, 난 싫어.
"잠깐만."
그러면 난 갈 수가 없어진다고ㅡ.
"같이해, 예전처럼."
"응? 아냐, 혼자할 수ㅡ"
"내가 불안해서 그래, 유짱 씻다가 잠들까봐. 곧 잘 그랬잖아?"
전혀 동요하지 않는다는 듯 행동해야한다. 그녀가 날 잡을 일말의 헛점도 보여서는 안된다.
가지런히 옷가지를 벗어 놓은 후 욕실안으로 들어선다. 적당히 머리를 감고 세안을 하는 중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고, 적당히 웃는다.
단, 절대 눈은 정면을 응시한다. 스치듯 바라보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는다. 그녀의 눈동자를 바라보기라도 하면 난 굳게 지키고 있던 모든 것을 허물어버릴지도 모른다. 그녀의 두 눈동자에 비춰진 거짓에 감싸인 내 모습을 스스로의 눈으로 확인하는 순간 난 모든걸 내려놓을지도 모른다.
손이 빨라진다. 머리를 감는 건지, 세수를 하는 건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사고는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 그저 이 순간, 한 공간에 그녀와 내가 함께 하고 있다는 것. 그 것만을 인지한 채 내 몸은 움직인다.
"저, 냥냥?"
"응?"
"왜..그렇게 조급해, 해?"
순간 예상치 못한 그녀의 물음에 급히 고개를 돌려 바라본다. 옆에서 지그시 나를 바라보는 연갈색의 눈동자에 당황하지 않은 채 지금까지처럼 별 것 아니라는 듯 별로ㅡ. 어렵사리 입을 뗀다.
속아 넘어간건지, 넘어가 준건지 더 이상 입을 열지 않는 그녀였다.
그렇게 샤워를 마치고 나와 방으로 들어선다. 어쩐지 어색한 기류가 우리 둘을 감싸는 기분이 들었다.
"피곤하겠다, 그만 잘까?"
"응, 오늘 미안해 억지로 붙잡아서ㅡ"
"아냐, 그런...거ㅡ"
자연스레 고개를 돌리며 이불안으로 들어가면 된다. 아무것도 의식하지 않은 듯 시선만 살짝 빗기면 된다.
알고있다. 알고 있는데 그녀의 물기가 촉촉한 눈동자를 보자 머리가 생각한대로 내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 오히려 조금 전부터 쿵쿵거리던 심장이 아까보다 크게 진동한다. 마치 이 공간을 자신의 소리로 꽉 채우려는 듯 말이다.
"여기...있을게..."
"응?"
내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 반문하자 손을 뻗어 내가슴, 정확히 심장을 겨누며 여기. 그리고ㅡ 입을 열더니 이번에는 손바닥으로 내 방을 어루만지며 여기ㅡ. 하더니 주위를 둘러보는 그녀였다. 어두워진 방안이었지만, 이미 어둠에 익숙해진 두 눈에는 그녀의 눈가의 반짝임이 선명하게 새겨진다.
"그러니까, 꼭...돌아와야 돼."
눈물이 나올 것 같아 더 이상 그녀를 바라보지 못하고 나도 방을 둘러보는 듯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려본다.
"....응.."
손에 느껴지는 따스한 감촉에 마음이 놓여 최근들어 가장 편안한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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