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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 대한 구속과 탄압은 이해할 수 있지만 만약!"



어두운 복도에 유난히 큰 소음이 인다. 문을 신경질적으로 닫은 것으로도 만족하지 못한 것인지 센서보다 먼저 박차고 나아가는 쿵쿵거리는 발소리가 이를 대변한다. 뭐가 그렇게 불안한 건데!! 따위의 말을 던져주지 못한 것을 뒤늦게 후회하며 때마침 열리는 엘레베이터 안으로 몸을 밀어넣는다.



"집으로 가면 될까?"
"네"



그러니까 이런게 사람을 숨막히게 한다는 것을 모르는 것일까. 자로 잰 듯 딱맞춰 회사 건물 앞에 서는 차를 보며 절로 미간에 힘이 들어간다.



"그만, 할 때도 됐잖아? 대표님도 다 걱정ㄷ"
"그만. 좀 쉬고 싶네요. 도착하면 깨워주세요."



여기 내가 이렇게 버티고 있는 이유도 모르면서 마치 자신들의 덕만으로 내가 이 곳까지 올 수 있었다는 자만심 가득한 눈빛에 질려 귀를 닫고, 눈을 감는다.
그들에게 소속배우는 한마디로 돈이 되는 인재일 뿐 그의 인격도 사생활도 없었다. 인형술사마냥 팔다리를 묶어 자기들 입맛대로 돈이 될 방향으로 조종할 뿐이었다.



"회사에서 해준다니까, 기어이 나가서는..."



알았으니까 제발 그 입 좀 닥치라고! 차마 뱉지 못한 말을 삼킨 채 그대로 가만히 있는다. 마치 내가 잠이 들어있다는 듯 그렇게 규칙적인 숨소리를 옵션으로 깔아주면 설교하던 자세를 물린 채 운전에 집중하는 듯 공간은 적막해진다.
8년여의 이 곳 생활을 하며 습득한 스킬이었다. 처음엔 치기 어린 심정에 일일이 대꾸했지만 그 건 오히려 자멸하는 길이었다. 그저 무념무상의 자세로 물 흐르듯 흘리는 것이 이바닥에서 오래 붙어있을 수 있는 방법이었다.



그래도 여전히 이런 적막함은 익숙하지 않다. 늘 많은 멤버들과 함께 했던 탓에 항상 주위는 시끌벅적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유코 다왓"
"수고하셨습니다."



내일 10시부터니까, 푹자~ 따위의 소리를 신발밑창으로 짓뭉개며 앞으로 나아간다. 일이 끝난 시점에서 이미 난 당신들의 장난감이 아니었다.
저문을 들어서면, 엘레베이터를 타고 지친 몸으로 겨운 도착한 안락하기만 한 내 공간에 도달하는 순간 거짓말처럼 내 몸에 붙들려 있던 구속에서 해방된다.



"자지않고...."
"곧 올 거 같아서"



발을 질질 끌며 소파에 앉아 여유롭게 텔레비전을 시청중인던 그녀의 옆자리에 주저 앉는다. 가서 씻고 와. 물 받아뒀어. 흐트러진 앞머리를 정리해주는 듯 살짝씩 닿았다 떨어지는 감촉이 기분이 좋아 눈이 절로 감긴다. 조금전까지 느껴지던 드러운 기분이 모두 녹아내린다.



"오늘도 힘들었지. 살빠진 것 좀 봐...전보다 몸도 덜 혹사시킬텐데 이게 뭐야. 요즘 밥은 먹고 다니는거야?"
"아아~ 진짜 냥냥이네..."



나를 향해 쏟아내는 일개 잔소리임이 틀림없는데 묘하게 입고리가 당겨진다. 비로소 사람으로 인정 받고 있구나. 아, 나는 사랑 받고 있구나. 싶어 감정이 복받쳐 올라온다.



"왜....또 한소리 들었어?"



머리를 쓰다듬던 손길이 슬그머니 볼을 매만진다. 어느새 촉촉해진 그녀의 손길을 따라 얼굴위에 흔적이 남는다.



"내가, 괜한 짓을 해서...마음여린 유짱, 상처받았네."



아니야, 내탓이야. 내가 입자고 하거니까. 울먹임에 내용 전달이 제대로 이뤄졌을지 모르지만 내 어깨를 감싸 오는 것이 어찌되었든 이해는 한 것 같았다.



"흐응~곤란하네."



여전히 그녀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있는 내겐 일정한 박자로 두근거리는 그녀의 심장소리와 듣기좋은 화음으로 들려오는 그녀의 숨소리를 들으며 감정을 추스르고 있으면 나를 자신에게서 떼어내며 곤란하다는 듯 눈썹을 팔자로 늘어뜨리며 나를 응시해온다.



"앞으론 단 둘이 못만나겠네?"
"어-어째서!"



갑작스레 높아진 내 목소리에 그녀뿐만 아니라 나도 놀라 시선을 살짝 빗겨내면 살풋 웃어버린 그녀는 큼큼 목을 다듬더니 짐짓 진지한 표정으로 '유짱 또 혼날거아니야' 마치 비밀이야기라도 된다는 듯 귓가에 속삭인다.



"괜한 참견이야. 그 정돈 내 선에서도 충분히-"









라고는 했지만 늘 집에서만 보는 것도 미안하고, 뭐 물론 집에 있으면서 이런일, 저런일 없이 시간만 보내고 있는 것도 곤혹이기에 바로 이 것.
그녀가 좀 싫어하겠지만, 뭐 이참에 질투하는 모습도 볼겸 페이크로 도배를 하는 것.



다른 사람들과의 조금 진한 스킨십을 한 사진으로 SNS 에 올리고, 그녀와는 꼭 셋이 있는 사진으로 그냥 친한 친구컨셉으로 올린다.



물론 그녀의 날카로운 눈빛공격을 받아야했지만, 이유를 설명하고는 조금 누그러졌다.











ㅡ라는 글은 요근래 유짱의 트윗에 타인과의 진-한 사진들을 보고 끄작여봅니다.

솔직히 저 글의 스토리는 두개였는데....
역시 해피하게 좋겠구나 싶어서 저런 글이 되었답니다.

즐겁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하루나 인스타그램


유코 인스타그램

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