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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석해 주셔서 저희 두 사람의 첫 발돋움을 지켜봐주세요.≫

 

 

 

남겨진 슬픔.


                          written by SKIP

 

 

 

"뭐? 사실이야?“

“어”

“너.......참....”

“....?”

“내 친구지만 너 진짜 잔인한 거 알아?”

“뭐가.”

“너의 이런 모습이.”

“너 너무 예민한 거 아냐? 왜 네가 더 그래?”

“.......”

“그만 하-”

“흔쾌히 받아 들.....여?”

“어. 그만 하자니깐, 그거 아니어도 충분히 바빠.”

 

 

 

부스럭 거리며 가방을 살피는 한 여자와.

그 앞에 앉아 멍하니 그저 아이스티에 꽂혀 있는 빨대만을 매만지고 있는 한 여자.

친구 사이로 보이는 두 여자.

그러나 서로 상반된 표정을 짓고 있다.

무와 유.

 

 

 

“그래서....”

“어? 또 무슨 말을 하려고-”

“그 말만하고......그냥 나왔다는 거야?”

“청첩장도 주고.”

“독하다, 진짜.”

“내가 어쨌다고 계속 면박이야, 하야테짱!”

“나라면 말이야.”

“어?”

“절대로 그런 짓 못할 거 같거든.....? 물론.......난 그 애한테 내 결혼 소식조차도 알리지 않았을 거야.”

“난 너랑 다르니까.”

“어, 정말.......너무 다른 다는 걸 새삼 느껴버렸어.”

“그만-”

“페이트짱도.”

 

 

 

하야테라 불린 여자의 입에서 알 수 없는 존재의 이름이 튀어나오자마자.

여태 아무렇지 않다는 듯 분주히 손을 움직이고 있던 맞은편에 앉아 있는 여자의 손길이 잠시지만 멈칫했다.

아주.

잠시 동안 말이다.

그리곤 곧 앞의 그 여자가 눈치 챌까 아무렇지 않은 척 손을 움직인다.

조금까지보다 더 분주하게.

 

 

 

"아무렇지 않네? 한대 맞을 줄 알았는데.....”

“내가 왜.”

“아냐, 그래서 내가 도와 줄 일이란 게 뭐야?”

“아무리 생각해도 너처럼 말빨이 되는 사람이 없는 거 같아서~”

“어?”

“사.회.”

“나노하짱?!”

“네가 나를 행복의 길로 이끌어줘.”

 

 

 

버럭 소리를 지르며 소파에서 엉덩이를 떼며 일어나는 하야테.

나노하이라 불린 여자는 예상했던 반응이라는 듯 아무렇지 않게 자연스레 식의 차례가 적혀 있던 종이를 건낸다.

아무래도 분주히 움직인 손에 이끌린 것이라 여겨진다.

그러나 여전히 돌부처처럼 굳어있던 하야테는 그녀의 태평함에 깊은 숨을 토해낸다.

이제와 이래봤자 아무소용이 없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타카마치 나노하.

이 글의 주인공이자.

며칠 있으면 결혼을 하게 되는 당사자.

상대는 아버지의 소개로 알게 된 청년 사업가.

훤칠한 키에 뛰어난 두뇌 거기다가 깍듯한 성품.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 그.

그러나 앞의 대화를 조금 들어보면 알듯이 그녀에게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다.

페이트라 불린 사람.

이름으로도 알 수 있겠지만 그녀의 마음을 빼앗아간 사람은 남자가 아닌 여자.

같은 고등학교 출신으로 서로의 마음을 확인 한 후 급격히 연인관계로 발전했던 둘이었다.

 

 

 

“그........말은 안했.......어?”

“무슨 말?”

“페이트짱은 그냥 네가 마음이 식었다고 생각할 거-”

“맞아. 식었어. 질렸어. 불투명한 미래도 싫고. 편안하게 살 수 있는 길이 열렸잖아?”

“그렇게 말하면......좀 편해?”

“......”

“아버지랑 한 약속.......말하지 않은 거야?”

“.....”

“그래도.......되겠어? 페이트짱이......널 원망하지는 않겠지만......그래도.......?”

“하야테짱.”

“어?”

“너무 깊이 들어왔어, 너.”

“.......”

“그건 네가 상관할 일이 아닌 거 같아...”

“그래....미안.”

 

 

 

잠시간의 침묵이 흐른다.

그저 달그락 하는 얼음이 녹는 소리만이.

그리고 그 둘이 아닌 다른이들의 웃음소리가, 말소리가 그 공간을 채울 뿐이다.

그런 둘의 정적을 먼저 깬건 하야테였다.

한모금 남아있던 아이스티를 비워버린 후 나노하를 지그시 바라본다.

조금은 슬픈 눈동자.

아무렇지 않게 서 있어야 하는 그녀의 슬픔을 아는 그녀이기에 그런 눈빛을 지을 수 있는 건가 보다.

창밖을 바라보던 나노하는 하야테의 눈빛을 느낀걸까 창에 고정되어있던 시선을 돌려 하야테를 응시한다.

 

 

 

“왜-”

“내가.......”

“어?”

“.......후-아냐.”

“싱겁기는.”

 

 

 

두 눈이 공중에서 반짝인다.

서로 부딪쳐 이는 불꽃처럼.

순간이지만.

아주 잠깐 동안이었지만.

서로의 눈빛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을 삼킨다.

하야테나.

나노하나.

뭔가 가슴속 깊이 묻어둔 기억을 더더욱 숨겨둔다.

 

 

 

“웨딩촬영은?”

“오늘.”

“뭐? 너 근데 이렇게 여유롭게 나랑 차 마셔도 되는거야?”

“글세....”

“뭐야- 며칠 있음 결혼할 신부 얼굴이 왜 이렇게 칙칙해?”

“내가 진심으로 원하는 게.......이런 건가 싶어서-”

“......”

“풋, 뻥이야~ 얼굴 굳는거 봐라, 하야테”

“나노하..짱...”

“나가자, 여기 공기 좀 안 좋은 거 같아.”

 

 

 

환한 웃음 뒤로 감춰진 씁쓸함.

쓸쓸함.

고독함.

서글픔.

허무함.

 

 

 

사랑.......

 

 

 

나노하의 눈빛에 어려 있는 웃음의 의미를 하야테는 알 수 있었다.

 

 

 

 

 

 

 

 

 

 

 

 

 

 

“여보세요?”

[.....]

“여보세요?”

[하........뭐하는 짓인지.......]

“......”

[똥 밟았다 생각하고 끊어. 미안-]

“페이트짱......”

[......]

“페이트짱....!?...”

[미안.....]

“그 말 듣자고 이렇게 부른 건 아니야......”

[.....]

“도와.......줘.”

[....어?]

“잊을 수 있게.”

[......]

“슬퍼하지 않게....하- 내가 이런 말 하려니 좀 우습긴 하지만 말야.”

[나노하......]

“미워해줘.”

[......]

“내가 너에게 하는.........마지막 부탁이야........”

[......어....]

 

 

 

핸드폰 너머로 들리지 않게.

그렇게 입을 틀어막은 채 흐느껴 우는 나노하는 행여나 조금이라도 수화기 너머의 그녀에게 들릴까 서둘러 그 끈마저 잘라버린다.

마지막 날 그렇게 뒤돌아섰을 때보다도 더 서글프게 눈물을 쏟아낸다.

아무렇지 않게, 자신이 나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일념 하나로 버텼던 그 마지막 날보다도 말이다.

 

 

 

혹시나 다시 전화를 해주지 않을까

해서는 안 되는 기대를 해보며 움켜쥔 핸드폰은 그녀의 이런 마음을 알기나 하는지 너무도 조용하다.

깊은 숨을 토해내고는 그제야 침대에 벌러덩 누워 버린다.

서러운 마음에, 조금은 실망스런 가슴은 두 팔로 감싼 채 옆으로 돌아눕는다.

그녀의 따스함이 아직 어려 있을 것만 같은 곳.

항상 그녀의 몸을 뉘였던 자리를 손을 뻗어 매만진다.

그러나 채 느껴지기도 전에 손을 떼버린다.

이런 감상에 젖어 있는 자신에 대한 냉소를 품으며 헛웃음을 흘린다.

 

 

 

“잘.........했어, 나노하..........”

 

 

 

.....

이렇게 말해 줄 사람따윈 없는데.

그녀와 있을 때의 버릇이 나와 자신을 다독인다.

 

 

 

그리고 그 공간엔 한 동안 흐느낌이 멈추지 않는다.

 

 

 

 

 

 

 

 

 

 

.

.

.

“좋아해, 나랑 사귈래?”

“싫어.”

“....”

“바보.”

 

 

 

달콤한 속삭임처럼 다가온 페이트.

그리고 그런 페이트의 달콤한 속삭임이 아닌 그 속에 숨겨진 순진함에 반해버린 나노하.

 

 

 

둘의 사랑은 그렇게 시작되고 있었다.

풋풋하기만 하던 둘.

서로를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행복하기만 했던 그 시절.

 

 

 

“왜-”

“난 당당한 사람이 좋아.”

“......어?”

“그러니깐 바보라는 거야, 바-보”

 

 

 

혀를 쏙 내밀며 재빨리 발을 움직이는 나노하를 멍하니 바라보다 이내 그런 나노하의 뒤를 쫓는 페이트.

어찌보면 그저 친구사이의 대화로 간주해버릴 수도 있지만.

이들의 마음은 그리 쉽게 단정 지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나랑 사귀자.”

 

 

 

뒤따라 달려오던 페이트의 입에서 튀어나온 말에 급히 발을 멈추는 나노하는

아직 뒤쪽에서 서서 무릎에 두 손을 얹고 숨을 몰아쉬고 있는 페이트를 바라본다.

헥헥 거리며 뱉어낸 말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확신에 찬 말에 나노하는 그제서야 얼굴가득 환한 웃음을 머금는다.

 

 

 

“그래.”

 

 

 

 

 

 

 

 

 

 

.

.

.

.

꿈.

그 날부터.

정확하게 매몰차게 페이트짱를 뒤에 세운 그 날부터 계속되는 꿈.

그날과 같이 뒤에 있는 건 언제나 페이트짱의 몫.

그런 페이트짱을 뒤에 세운 채 움직이는 것 또한 나노하의 몫이었다.

전혀 달라지지 않은 뒤 모습이지만, 가슴속의 떨림이 서로 상반된 날들이다.

 

 

 

- 왜.....

- 그냥.

- ....

- 질렸어, 너.

- 어....?

 

 

 

더 이상.

기회를 주지 않은 채 자신이 끊어버린 말.

잡아끌가봐 급히 놓아버린 손.

그녀의 품에 안겨 거짓말이라고 할까봐 돌아서 버린 가슴.

 

 

 

그대로 가면 된다.

눈도 보지 않은 채 그렇게 돌아서서 가면 된다.

나노하는 마치 최면을 거는 듯 그렇게 중얼거린다.

때마침 첫 발자국을 떼려 할 때 나노하는 꾹꾹 눌러 왔던 눈물을 쏟아낸다.

그리고 빨리 움직인다.

다리를.

팔을 앞뒤로 휘휘 저은다.

머리를 비워버릴 정도로 그렇게 달려댄다.

마음이 멈춰버릴 정도로 그렇게 뛰어댄다.

 

 

 

- 기다........릴게........

 

 

 

한 참을 그렇게 달려왔는데.

한 참을 그렇게 뛰어왔는데.

한 참을 그렇게 잊어버렸는데...

 

 

 

또 다시 새록히 박혀버린 한 마디.

그리고 그 말을 할 때 떨리던 페이트의 음성.

약간 울먹이던 그녀였지만.

늘 그렇듯 당당한 사람을 좋아하는 자신임을 알기에 그런 마음 마저 눌러버린 페이트의 한 마디.

나노하는 알기에 지금 한 없이 후회하며 뒤를 바라본다.

 

 

 

 

 

 

 

 

 

 

 

 

 

 

“신랑 입장”

 

 

 

홀을 매운 목소리에 일제히 박수소리가 그 공간을 채운다.

투벅투벅 힘찬 발걸음으로 제단 위를 걷는 사내.

얼굴 가득 미소를 품은 채 힘 있게 발을 움직인다.

 

 

 

“신부 입장.”

 

 

 

하야테의 목소리가 조용하기만 한 공간에 퍼지고 그와 동시에 또 다른 하야테의 목소리가 나노하의 귓속을 헤집는다.

 

 

 

- 난 안나왔으면 좋겠다.

- 무슨 소리야, 너?

- 바보니까. 내가 대신 알려주는 거야.

- 시끄럽고 얼렁 니 자리로 가.

- 후. 그냥 그렇다고. 내 목소리가 널 이끌지 않길.........바란다고.

 

 

 

신부대기실에서 있었던 일이 불현 듯 떠오른 건 그저 결혼하기 전 불안한 마음에서 불러일으킨 환청일 뿐일까.

길게 늘어서 나의 길을 비춰주는 조명과

그런 조명을 받으며 환하게 웃고 있는 사람.

그리고 그와는 정반대의 표정을 지으며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하야테까지.

나노하는 순간 찾아온 당혹스런 기분에 주위를 둘러본다.

뭔가 해답을 찾기 힘들 때 나노하가 주로 하는 행동이다.

이를 알고 있는 하야테는 입가에 가벼운 미소를 띄우고는 고개를 끄덕인다.

그런 하야테의 표정에 뭔가 결심했다는 굳은 의지를 실은 표정을 짓고 한발자국한발자국 뒤가 아닌 앞으로 움직인다.

 

 

 

나노하의 행동에 약간 놀란 듯 잠시 그런 나노하를 바라보던 하야테는 곧 나노하의 눈을 마주보고는 고개를 좌우로 흔든다.

나노하가 향하고 있는 곳은 환하게 웃고 있는 신랑의 옆이 아닌 정확히 그의 대각선. 바로 하야테였다.

미리 그럴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는 듯 아무렇지 않게 고개를 숙이며 능청스레 손짓으로 마이크 앞으로 나노하를 인도하는 하야테.

그리고 뭔가 크게 결심했다는 듯 그런 하야테의 에스코트를 받아 마이크를 집어드는 나노하다.

 

 

 

물론 이런 예상 밖의 행동에 놀란 나노하의 아버지로 보이는 사람이 곧 그녀에게로 발걸음을 돌리지만 그의 발걸음보다도 먼저 나노하의 입이 움직인다.

 

 

 

“페이트짱 사랑해”

 

 

 

순간 장내가 술렁거린다.

그리고 「일내셨군.」 하는 하야테의 음성이 들려온다.

그도그럴것이 결혼을 하는 신부의 입에서 신랑될 사람의 이름이 아닌 다른 이의 이름이 불렸으니 당연한 것이다.

그리고 그와 함께 그녀가 응시하고 있던 곳에 서 있는 한 사람을 바라보곤 장내는 떠들썩하다.

 

 

 

그 곳에는 정장을 멋있게 차려있은 페이트가 서 있었으니까.

 

 

 

하지만

곧 이어 나노하는 다시 마이크 앞에 서서 입을 연다.

눈물을 가득 머금은 시선을 페이트에게 고정시킨 채.

그렇게 그녀는 입의 움직임을 멈추지 않는다.

 

 

 

“하지만. 결혼은 할 거야.”

 

 

 

옆에서서 가만히 내 행동을 지켜보던 하야테의 표정이 삽시간에 변해버린다.

「나노하?」하며 나에게 시선을 부딪쳐 온다.

「미안, 모처럼 용기를 줬는데.」

그녀에게만 들릴만한 소리로 읊조린 후 다시 마이크 앞에 선다.

 

 

 

“축가........부탁해”

 

 

 

눈물을 훔치고 신부의 자리로 가서 선다.

옆의 신랑이라는 사람.

알고 있었다는 듯 부드러운 미소로 손을 들어 나노하의 눈가에 반짝이는 구슬을 거둬드린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페이트는 그대로 발을 옮겨 피아노 앞에 앉는다.

그리고 자신이 작업한 곡을 연주한다.

물기가 잔득 머금은 목소리를 쥐어짜내 부르는 그녀의 모습이.

이따금 불안한 손가락의 움직임이.

한번씩 교차하는 시선이.

너무도 서글프고, 가슴이 아파서 하야테는 그만 고개를 돌리고 만다.

 

 

 

「멍청이들.」이라고 작은 소리로 내뱉은 말은 공중으로 흩어진다.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과.

나지막한 페이트의 음성과.

이뤄질 수 없는 마음이 만들어낸 그 곡은 장내에 울려퍼진다.

 

 

 

그저 아름다운 연주로.

멋진 연주로 남을 수 있는 것이었다.

물론 최고의 음악가인 페이트 테르타로사 하라오운의 미발표곡을 들었으니.

조금전의 헤프닝만 없었다면 정말 최고의 결혼식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들었고.

두 사람의 애절한 눈빛을 보았고.

지금 느끼고 있다.

 

 

 

간간히 감정을 주체하지 못한 페이트가 어긋나는 음을 치기도 했지만,

마치 자신의 실수를 예감했다는 듯 전혀 이질적이지 않은.

오히려 핀트가 맞지 않았기 때문에 더 가슴에 와닿고 있었다.

 

 

 

길기만 하던 그 곡은 어느 새 페이트의 손끝에서 마지막 울음을 그쳤다.

일순 조용해지던 그 곳에 우레와 같은 박수가 가득찬다.

조심스레 피아노 의자를 빼고 일어선 페이트는 옆으로 나와 모든 사람에게 깍듯하게 인사로 답한다.

그리곤 살며시 돌린 시선에 나노하를 담는다.

그녀에게만 들릴 만한 목소리로.

그녀에게만 전해질 만한 목소리로.

그녀에게만 향하는 마음을 담아

울음섞인 목소리를 가다듬고 입을 뗀다.

 

 

 

“축하해, 행복해야해.....나노하.”

 

 

 

당당하게 자신의 생각을 전하는 사람을 좋아하는 나노하.

끝까지 페이트는 당당하게 그녀 앞에 선다.

비록 다른 사람에게 가는 그녀이지만.

이 순간조차도 그녀에게 미움받고 싶지 않은 마음뿐이었다.

 

 

 

그리고 정말 아무에게도 전해지지 않을 그 말.

그녀에게 조차 할 수 없었던.

이젠 할 수 없는 그 말.

떠나가는 그녀가 마지막에 들려줬던 그 말.

 

 

 

 

 

 

 

 

 

“사랑해, 나노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