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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분들이 엘산나를 외치고 있기에,
삐툴어진 저는 꽃누나를 씁니다.
하지만 삼일째가 써지지 않기에 외전식으로다가...

저 장면도 저를 꽤나 망상에 빠지게 했던.
이왕이면 한 우산이었으면 좋았을 테지만...










조금씩 대지를 적시던 빗방울이 이제는 제법 굵어진 빗줄기가 되어 쏟아져 내린다.
가만히 창밖을 응시하고 있던 나는 창틀에 얼굴을 기댄채 귓가에 울리는 빗소리를 느끼고 있었다. 문이 벌컥 하고 열리기 전까진.



"뭐야, 깨어나 있었네."



무슨 소리냐는 듯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내 곁으로 다가와 서는 그녀를 눈으로 쫓자 잔뜩 구기고 있던 얼굴을 풀며 침대에 걸터 앉으며 마저 입을 연다.



"오늘 같이 가자고 해놓고 감감무소식이라, 몸살이라도 난 줄 알았지~"



살풋 웃어보이며 「정말, 아픈건 아니지...?」 조곤조곤 물어오는 음성이 내몸을 감싸안는다. 그저 그녀가 이 방에 있다는 것 만으로 이 곳의 공기가 바뀌는 기분이든다. 그저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이 야속할 뿐이었다.



"머리 안말려도 돼?"



비까지 내려 서늘하기만 한 이 곳이 그녀의 한 마디 한 마디에 온기를 되찾는다. 손가락을 들어 내 머리칼을 가리키며 입을 여는 모습에 대수롭지 않다는 듯 오른손을 들어 헝클어트리곤 가방을 둘러맨다. 오늘도 그녀와의 추억을 새기기 위해 낯설기만 한 이땅에 발을 내딛는다.



"어? 가방ㅡ"



사소한 것도 알아봐주는 눈썰미에 화답하듯 「비 맞아도 되는 가방이요」 나 또한 싱긋 웃으며 입을 연다. 어쩐지 오늘도 즐거운 하루가 될 것만 같다.



"언니 가실까요?"
"네에~"



앞장서서 두렵기만하던 문을 연다.
여전히 밖에는 빗소리만이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