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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쳤음요.
이런 부도덕한 글을 써서 죄송합니다만.
머릿속의 망상을 어쩔 수가 없었음요.

이글은 백합적요소가 약간 담겨 있음에
원치 않는 분들은 알아서 나가주시어요.

시즌4에 다시 모이겠...죠?ㅠ

참!
이글은 친구님을 위한 글입니다.










"미연아..."
"...네, 네?"



터키에서의 첫 날밤.
아무런 접점도 없이 그저 인사치레로 얼굴만을 익히며 살아오던 우리가 한 예능프로에서 함께 여행을 떠나게 됐다.



"잠, 오니"?
"아뇨..."



그저 한없이 강한 인상, 소탈한 이미지로만 생각을 했었는데, 그게 다는 아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먼저 다가오는 그녀의 손길이 너무도 따스해서 잊고 있던 설레임이라는 감정이 새록 피어남을 느꼈다.



"거기, 좁지 않니? 같이 잘까"?
"아뇨, 언니 불편하시잖ㅡ"
"내가 그러고 싶어서 그래"



왜 이렇게 까지 행동을 하는지, 가만히 생각해보니 오늘 하루종일 그녀는 계속 내 곁에 있어줬다. 어색하기만한 예능에 조금은 적응할 수 있도록 이끌고 있었다. 그런 자신 조차 처음이면서 말이다. 그다지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그저 막내라는 이유만으로 선생님들을 보살피고, 동생을 잡아끌어주며 자기 자신도 힘들었을텐데도 웃고 있었다.



"ㅡ그럼, 실례할께요."



여전히 조심스러운 그녀의 행동에, 하지만 거절하지 않은 채 내 곁으로 다가오는 그녀를 오른쪽 이불의 한 쪽을 들어 맞아준다.



"미연아"
"네?"



어둡지만 이미 그 어둠에 익숙해져 있던 우리는 서로의 눈동자를 응시하며 카메라가 돌고 있어 미처 나눌 수 없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었다.



"내일은 조금 가볍게 움직이자."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갸웃하는 그녀일까, 이불을 타고 미세한 진동이 내게까지 전달된다. 농담조로 아까전에는 넘어오지 말란 식으로 금을 그었었지만, 어느 순간 우리 사이에 두텁게 쌓아있던 담은 이미 허물어져 있는 상태였다.



"너 그러다 진짜 병날 거 같아서 그래."
"고마워요, 언니"



살짝 닿았다 떨어지는 손길이었지만, 나를 감싸안는 부드러운 촉감에 난 이불속을 헤치고 있었다.
참 쉽게 다가오는 그녀의 모습에 처음에 약간 부담스러웠다. 아무렇지 않은 듯 손을 잡고, 어깨를 감싸오는 것들이 말이다. 하지만 그렇게 닿았던 곳은 이상하게도 다시 한 번 닿길 원하고 있었다.
다시 한 번 그녀의 체온을 느끼고 싶어 했다.



그리곤 한동안 말이 없던 그녀가 곧 부스스 이불을 빠져나간다.



"...미연아"?
"아...깨웠나요? 언니 못 주무시는 것 같길래 편히 주무시라고...."
"ㅡ그럼 말야."



솔직히 이렇게 사소한 것 까지 일일이 신경쓸 줄은 몰랐다. 그저 뻗은 손을 웃으면 잡고 있을 줄만 알았다. 언제까지고 그렇게 서 있어줄 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겉보기와는 달리 꽤 여리고 약하기만 한 그녀였다. 어쩌면 나보다도 더 그녀는 억지로 힘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이 여행이 나 뿐만 아니라 그녀에게도 꽤나 큰 도전이 아닐까, 생각했다.



"어, 언니? 왜 이야기가 이렇게...."
"편히 자라며어ㅡ"



그렇기에 내가 먼저 여러겹 쌓여있는 자물쇠를 풀어낸다. 내게만은 그저 언니에게 기댈 수 있는 이미연으로 존재할 수 있도록.



"저, 언니? 제가....못 잘 것 같은데요..."
"몰라ㅡ, 도망가려고 했던 벌이라고 생각해~"



그대로 팔 안에 가늘기만 한 어깨를 가둬본다. 세상의 모진풍파를 홀로 견뎌냈을 그녀가 대견해 조금 더 팔에 힘을 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