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ㅡ" 앞에서 유유히 걸어오던 그녀는 나와 눈이 마주치자 못볼 거라도 본 듯 화들짝 놀라며 나를 스쳐 지나간다. 그런 그녀의 행동에 어색하게 올라갔던 오른손만이 잠시 허공을 배회한다. "무슨일...있어?" "ㅡ별로." 곧 그녀의 뒤에서 걷고 있던 미이짱과 눈이 마주쳤고, 능글한 미소를 지으며 내게 다가오면서 슬쩍 허공의 내 손을 잡아챈다. 이런 모습은 또 연하답지 않다고 생각하지만ㅡ. "드디어 하루나에 대한 콩깍지가 벗겨진걸까나~" 힐끔거리며 키득거리는 모습에서 조금 전의 내 생각을 수정한다. 「 여전히 애.」 라고ㅡ. 그렇게 복도를 걷고 있으면 다른 멤버와 웃고 떠드는 모습이 눈에 들어와 시선을 돌려 괜히 아무런 잘못도 없는 미이짱의 볼을 쭈욱 당겨본다. 느닷없이 공격당한 미이짱이 불평어린 목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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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보내는 두 번째 주말. 시간은 참 거짓말처럼 잘도 흘러간다. [여, 나노하짱 뭘 넋 놓고 있나?] "하야테, 짱..." 공중에 띄워진 친우의 얼굴에 울컥하는 것은 괜시리 그녀가 떠올랐기 때문일까. [나, 나, 나노하짱?] 꽤나 당황한 어투로 겨우 내이름을 완성해낸 후 화면가득 채워진 걱정스런 얼굴에 괜히 미안해져 눈가를 매만진 후 힘껏 입가를 당겨본다. "역시 하야테짱은 다루기가 쉬워, 그러므로 점심동행에 당첨되셨습니다~" [에? 단순한 연기? 나도 글러먹었네. 뻔한 연기에 속아 넘어가다니.] "아하하하~" 억지로 음성까지 뱉어내며 힘겹게 당겨진 얼굴 근육에 미세한 경련이 인다. 물론 눈치백단인 하야테에게 보이고 싶지 않아 급히 몸을 세우며 창가로 향했다. 회백색의 하늘이 눈에 들어오고 마음에도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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