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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feel you

writthen by skip

 

 

 

 

 

 

 

나 저 야밤에....무슨 약속을.....

여튼 간만의 나노페이 갑니다~

 

 

 

 

 

커튼 사이를 파고들어 세어 들어오는 햇살이 얼굴을 간지럽힌다. 늦은 시간 겨우 잠들었던터라 제대로 떠지지도 않는 눈을 겨우 비비며 손만을 뻗어 협탁위의 시계를 가져다 본다. 10시. 오랜만에 항해에서 돌아온 그녀와 함께 하기 위해 미루고 미루던 휴가를 내버린 탓에 서둘러 준비해야하는 불상사를 면할 수 있었다. 그저 아직도 나의 옆자리를 따듯하게 채우고 있는 그녀의 고른 숨소리를 들으며 부풀어오르는 기분을 만끽한다.

 

 

 

그래도 10시는 좀 심했다 싶어, 그녀가 깨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몸을 일으켜 세운다. 공복중추가 보통사람만 못한 그녀는 몰라도 규칙적으로 식사 시간을 챙겨오고 있던 내게 조금 전 부터 신호가 오고 있었다. 꼴사나운 꼴을 보이기 전에 움직이는 게 좋을 것 같았다. 급하게 몸을 세운 것도 아닌데, 흘러내린 시트사이로 11월의 찬 바람이 스며들어온다. 꿀렁이는 침대의 움직임에도 그저 세상모르게 자고 있는 그녀를 한 번 바라보곤 턱끝까지 잘 여며주고는 다리를 내려 지면을 디딘다.

 

 

 

잠에서 막 깨어난 탓인지 유독 쌀쌀하게만 느껴지는 집안의 공기에 기온을 조금 올리고는 주방으로 향한다. 분명히 그녀가 돌아온다는 일정이 잡힌 순간부터 부지런히 채워놓은 식재료들로 가득할 냉장고이지만, 어째서인지 배는 고픈데 딱히 뭐를 먹고 싶다는 기분은 들지 않는다. 안먹어도 배부르다. 라는 말의 뜻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그래도 조금 있으면 깨어날 그녀를 위해서라도 뭐라도 만들기는 해야할 것 같았다. 앞치마를 두르고 준비한다. 요란스럽지 않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단 한 사람만을 위한 요리를 한다. 음악을 틀어놓지 않았지만, 어째서인지 온 몸에 리듬감이 깃들어져 일정한 박자에 맞춰 움직이고 있었다. 도마 위를 두드리는 칼질소리와 인덕션 위에서 막 끓기 시작한 국이라던가,

 

 

 

"나노하"

 

 

 

그 순간 문을 열고 나오는 그녀의 약간 허스키한 목소리까지 무엇하나 어긋남 없이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함께 고른 보금자리에, 하늘을 좋아하는 우리 두 사람의 취향을 적극 반영한 파란빛이 도는 커튼을 등지고 서서는 하야테짱이 선물로 사준 커플 잠옷을 입고 내게로 향하는 그녀의 모습은 너무도 완벽하기 그지 없는 모습이었다. 이 상황을 깨고 싶지 않아 잠시 내게 걸어오고 있는 그녀의 모습을 그저 두 눈에 박아 넣는다.

 

 

 

"오랜만의 휴간데, 좀...쉬지"

 

 

 

잔득 가라앉은 목소리에 아직 제대로 눈도 뜨지 못한 채 약간 아슬아슬하게 내게 다가오는 모습에 미소가 걸린다. 제대로 쉬지 못한 건 피차일반인데, 이렇듯 자신을 위해주는 그녀의 변하지 않는 모습에 쓸데없이 감동하게 된다.

 

 

 

"페이트짱 뭐라도 먹여야 할 것 같아서"
"번거롭게, 뭘..."

 

 

 

어느새 내게 다가온 그녀는 내 허리를 감싸 안으며 얼굴을 내 목덜미에 묻는다. 깊게 숨을 들이 쉬던 그녀의 팔에 힘이 들어가는 게 느껴진다. 저....페이트짱? 내 말소리는 듣지 않겠다는 듯 그대로 입술이 내려앉는다. 짧게 촉 하고 떨어지는 그녀가 순간 야속하다고 느낀 내 심정이 읽히기라도 한 듯 숙이고 있던 상체를 세워 왼쪽 귀 언저리에 다시 한 번 입술을 지분댄다.

 

 

 

"나, 다른게 먹고...싶어졌어"

 

 

 

 

 

 

 

 

 

 

요런....거?

와, 나노페이 너무 오랜만이라......힘듦.

미안....달달하지 않아서....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