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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부 관련 배후세력이죠.

개인적인 감정이 묻어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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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렇게 필사적이야?"
"학급위원이니까."
"지금껏 잠자코 있었잖아"



어째서일까, 내 눈에 비춰지는 모습은 너무도 필사적이었다.
왜 그렇게 붙잡고 있는지 조차 모르겠다.
단순히 학급위원장이기에 위기에 처한 아이를 그냥 넘길 수 없다. 라고 하기엔 뭔가 어폐가 있었다.



"그런데...왜 그게 궁금한데?"
"그냥, 신경쓰여서..."
"헤에, 별일이네. 앗짱이 신경쓰는 것도 있고─"



얼버부리기는 했지만, 진짜로 난 어째서 그 것이 신경쓰였던 것일까.
이유는 모른 채 다시 눈앞의 책으로 시선을 옮기면 어? 이거 나왔어? 하며 내 얼굴 옆에 자신의 얼굴을 가까이 대며 내가 지금껏 보고 있던 책을 바라본다.



"나 이거 못봤는데, 빌려주면 안돼?"
"뭐, 생각해볼께ㅡ"



아마 조금 호감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조건이 있어."

 

 

아니면 질투일까나.



아까의 답으로 나와의 볼일이 끝났다 여겼던건지 본인의 자리. 정확히는 또다시 그녀에게로 가려던 발목을 잡는다.
어디까지나 오기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다른이와 웃고 떠드는 모습이 언제부턴가 신경쓰였으니까.



"뭔데?"



내게로 다시 돌아와 다시 책상앞에 서는 모습을 확인한 후 잠시 책을 덮고 손을 들어 가까이 오라는 듯 까딱거리면 군말없이 자못 진지한 얼굴로 내게 얼굴을 가져온다.
그러면 나는 귓가에 우리둘만 들릴만한 소리로 나랑 조금 친해져 보는건 어때? 별거 아닌 이야기를 하고 긴장하고 있었던건지 에이, 우리 같은반인데? 전혀 이해하지 못한듯 옆머리를 긁적이며 입을 연다.



"바보, 사귀어 보자는 거 였거든?"
"에, 뭐야 그게ㅡ"
"우선은 등하교부터"
"뭔가 주객전도가 된거 같지 않아?"
"그럼 너도 뭔가 조건을 달던가."



그쪽에 태클을 걸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코지마씨가 바보라고 입에 달고 사는 이유를 이제는 조금 알 것도 같았다.



"냥냥이랑 유코를 주인공으로 돌아오는 문화제때 공연해줘. ㅡ라고 말하면 해줄거야?"



자신을 위한 조건일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ㅡ



"학급위원이라고 하기엔 좀 억지같다고 생각하지 않아?"
"아, 역시 무린가..."
"그게 아니고 왜 그렇게 코지마씨를 감싸고 도는지 이해가 되질 않아서. 좋아한다고 치면 당사자는 본인이 되어야하는게 맞잖아? 왜 또 오오시마씨?"



난 지금 왜이렇게 열을 내고 있는 것일까.
무엇때문에 이토록 그녀를 몰아붙이고 있는 것일까.
난 그녀와 뭘하고 싶은 것일까.
단순히 납득되지 않는 일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고 있는 것 뿐일까.



"보고 있으면, 알게 돼. 뭐가 최선의 선택인지ㅡ"



부끄러운걸까, 손가락으로 본인의 볼을 긁적이며 입을 열고 있는 모습에서 괜히 여기에는 있지도 않은 그녀가 부러워졌다.



'코지마씨 타카미나는 바보가 아니에요.'



그녀가 옆에 있었다면 정말 저렇게 말했을지도 모르겠다.



"알았어, 확실히 해줄게. 코지마씨를 안좋게 보는 무리마저 좋아할 수 있도록. 이거면 될까?"
"응, 그럼 이따봐."



헤벌죽 웃으며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는 모습에서 이마를 감싸며 아, 바보ㅡ 나도 몰래 입밖으로 튀어나온 말이었다.

전혀 전제조건에 대해 생각하고 있지 않은 채 자신의 용무가 받아들여졌다는 이유만으로 저렇게 웃을 수 있는 것이 또 한 편으로는 딱 내가 바라보고 있던 그녀의 모습인지라 손에 들려 있는 책으로 눈을 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