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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20 09:28
이거 마지막까지 리뉴얼 할 수 있을까요.
올해안에 끝내고 싶었는데ㅠㅠ
게으른 전...이렇게 또 한 해를 보냅니다.

연말, 무리하지 않는 송년회를 보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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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갑자기 궁금해지는 것이 있다. 분명히 머리속으로는 어쩔 수 없는 사실임을 인지하고 있지만, 뜬금없이 그게 왜? 라는 의문이 생길 때가 있다. 그 물음의 이면에 너무도 당연시 되는 답이 있음에도 막연하게 궁금해지는 경우가 있다.








"왜그래?"



아마 그런 궁금증이 내머리 속을 헤집고 다니기 때문일까. 멍하니 앉아 있는 일이 잦았고, 사람을 앞에 두고 실례될 정도로 빤히 바라보기만 하는 몹쓸 버릇까지 생겨버렸다. 딱히 상대를 무시하는 행위는 아니었다. 그저 난 일상에 집중을 하지 못한 뿐이었다.



"아아악!"



도저히 어찌할 방법을 찾지 못한 채 신경질적으로 머리를 흐트러트린다. 궁금하다. 하지만 굳이 긁어 부스럼을 만들고 싶진 않다. 바로 이 모순된 생각으로 일하여 내 생활은 피폐해져갔다.
나의 괴성 아닌 괴성에 앞에 앉아있던 토모찡이 나를 힐끔 바라본다. 미안한 마음에 손을 들어 양해를 구하지만 복잡한 심정이 풀리는 것은 아니었다. 되려 표현하지 못한 답답함이 긴 숨과 함께 뱉어질 뿐이었다.



"유코, 요즘 본인이 이상하다는거 알아?"
"어?"



갑자기 나를 향한 물음에 놀라 책상에 박을 기세로 숙이고 있던 머리를 들면 그저 옆으로 돌려 앉아 가지런히 무릎위에 올려 있는 잡지에 시선을 둔 채 입을 떼고 있는 토모짱이었다.



"갑자기 연극부에 들어간 것도, 부쩍 코지마씨한테서 안 떨어지는 것 같기도 하고, 거기다 유코답지 않게 심각한 표정을 짓고 말이지."



주변인에게 별관심 없는 그녀가 이렇게 말할 정도면 꽤나 심각한 사태가 아닐까, 조심해야할까. 싶다가도 곧 머리를 헤집고 다니는 그 의문때문에 그럴 수만도 없었다.



"만약에 말이야..."
"만약? 별로 좋아하는 말은 아니지만, 왜?"



관심없는 듯 여전히 손에 들린 잡지에 시선을 두는 듯 했지만, 힐끔 내 눈치를 살피곤 했다. 그 모습에서 어쩐지 그녀의 모습이 겹쳐보여 놀라웠다 겉으로만 잔득 날을 세우고 있을 뿐 속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아 역시 사람은 겉모습만으로 그사람을 판단해서는 안된다고 다시 한 번 느꼈다.



"내가 무슨일이 생겨서 학교를 며칠정도 쉴 것 같아. 라고 말하면 무슨 일때문인지 궁금해 하는 게 정상이지? 적어도 친구사이...라면ㅡ"
"뭐, 그렇지...당사자가 딱히 꺼려하지 않으면 궁금한 게 사실...ㅡ"



하던 말을 멈춘 채 앞에 있던 잡지를 덮으며 내게 시선을 마주하는 그녀의 모습에 왜? 라며 반문해보지만, 곧 난 입을 열 수 없었다. 관심없다는 듯 설렁설렁 학교를 다니고 있는 그녀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 생각하기도 힘들정도로 핵심을 제대로 짚어왔기 때문이다. 그건 주변을 제대로 보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거, 코지마씨 얘기?"



잠시 멍하니 그런 그녀를 바라보다 아니거든? 괜히 열내며 자리에서 일어나면 그러던가. 하며 아까 덮었던 잡지를 펼치며 내게서 눈을 뗀다. 하지만 여전히 입만은 멈출 줄 모른 채 나를 겨냥하고 있었다.



"그냥 물어보면 되잖아? 뭘 그렇게 고민해? 못 물어볼 것도 아니고."
"그러니까 그런거 아니라고!"
"유코는 참 알기쉬워서 좋아."



남사스런 말을 얼굴색하나 변하지 않은 채 내뱉는 모습을 보며 조금 저런건 배워야겠다. 싶다가도 금새 원래의 논점으로 돌아가고 만다.
그러니까, 그런게- 책상에서 몸을 세우며 입을 열라치면 응, 알겠어. 방관자 모드를 가동 시킨 토모짱이었다.



"아니, 그러니까."



어째서 이렇게나 부정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는 깨닫지 못한 채 그저 이 순간 자신의 들킨 마음에 대해 변명을 하려했다. 사에짱이 엉뚱한 말로 나를 불러 세우지만 않았어도 말이다.



"유코, 연하가 취향이었어?"
"무슨 소리..."



사에의 물음에 뭔소리냐는 듯 복잡한 심경을 뒤로한 채 그 곳을 바라보면 연극부의 꼬맹이가 고개를 꾸벅인다. 언제부터 내게 그리 예의 바르셨나? 반문하고 싶은 마음을 누르며 무슨일이야, 여기까지? 유연하게 대화를 이끌어낸다.



뭐, 곧 본성을 들어낸 후배님 덕분에 양반적인 대화는 그 것으로 끝이났지만 말이다.



"부활동 좀 해주시죠?"
"내가 언제는 안했나, 무시하니 달리 도리가 있어야ㅡ"
"코지마선배가 이번 역에 몰입할 수 있도록 상대역 좀 해주셔야겠네요"
"그게 나랑 무슨 상관...ㅡ"
"키스신을 넣을까, 생각 중인ㅡ"
"ㅡ하긴 낯가림 심한 냥냥에겐 내가 딱이겠지"
"그럼 그렇게 알고 저희도 준비할게요."



어쩐지 속아 넘어간 것 같지만 솔직히 그녀가 주인공이라면 상대역 정도는 무슨 일이 있어도 꿰차고 싶었다. 다만 연기 경험도 없을 뿐더러 내게 반감을 갖고있을 부원들이 그 것을 이해해 줄 것 같지 않아 잠자코 있었던 건데 먼저 저렇게 권유해온다면 내 쪽에서 마다할 이유는 없었다.



이 것으로 난 그녀의 곁을 당분간은 더 지킬 수 있게 되었다. 우선, 머리속을 뒤죽박죽으로 만들고 있는 논점은 잠시 묻어둔 채 앞으로의 일만을 생각하기로 한다.



어색하게 이별하는 것은 너도 나도 원하는 결말이 아님을 잘 알고 있으니까. 다만 이왕이면 이번만큼은 네가 먼저 다가와줬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