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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15 12:21
ㅋㅋㅋㅋ
원래 금요일밤에 쓸라고 했는데, 진심 너무 졸려서 자고....
토요일은 엄마랑 동생이랑 아침부터 마신 술이 안깨서 밤새 죽을뻔했고....
이제야 정신차리고 올리는 중....

내일부터 또 힘냅시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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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답없는 감정에 대해 스스로 인식했을 때 이미 그 애의 곁에는 내가 있을 자리가 없었다.
By Takahashi Minami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걸까.
그렇게 뛰어간 후 유코는 우리반에 오지 않았다. 아니, 학교에 나오고 있는지가 의심스러울정도로 눈에 띄지 않았다.
아마, 만났을 것이다. 그럼 왜 그녀는 갑작스레 발길을 끊은 것일까. 하루에도 몇 번씩 우리반 앞을 기웃거리던 그녀가, 수업시간을 제외하곤 정말 별다른 일이 없다면 우리반을 제반 드나들 듯 하던 그녀가 정확히 그 날 이후 발길을 끊고 있다. 그렇게 뜯어 말릴때는 귓 등으로도 안 듣더니 이제와서 이런 태도를 취하는 이유를 도무지 모르겠다.



아무리 홀로 생각해봐야 그 자리에 없었던 내게 이렇다할 수가 생기는 것도 아니기에 궁금함에 또다른 당사자인 하루나를 바라보면 그녀는 또 그녀대로 너무도 평소같아 물어 볼 수가 없었다. 자신이 괜히 나서서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 것은 아닐까 그저 머리를 부여잡고 그렇게 앉아 있으면 마침 자기주변을 정리하는 하루나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기에 더 늦기 전에 아무렇지 않은 척 그녀에게 다가간다.



"오늘도 날씨가 좋지?"



아, 내가 말하고도 이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린가 말인가. 아무렇지 않게 행동하겠다 다짐하고 호기롭게 그녀의 앞을 막는 것까진 좋았는데 나온다는 말이 참....
그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녀는 내 말에 창밖을 한번 훑어보더니 나를 바라보며 좋네, 비오고. 우중충한게 딱 타카미나 얘기같아서ㅡ 라며 나를 스쳐 지나간다.



잡고 물어보고 싶다.
무슨일있어? 라고 그냥 친구들 사이에서 흔한 인사치레처럼ㅡ
하지만 하지 못한다. 흔하게 뱉을 수 있는 말조차 지금의 내가 꺼낸다면 더 이상 안부가 아닌 무슨일 있는거 아니까 스스로 뱉지 그래. 란 식의 확정된 내용으로 이야기를 이끌 테니까. 물론 내가 그런다고 말해줄 그녀는 아니지만 말이다.



"아! "



차마 잡지 못한 채 그저 시선으로나마 뒤자락을 잡아채고 있으면 복잡한 내마음도 모른 채 스쳐 지나가던 그녀가 뭔가 떠올랐다는 듯 나를 바라본다.



"무슨 얘길 들어도, 그냥 모르는 척 해줘."
"어?"
"조만간 알게 될거야."



이해하지 못할 말만 내뱉고는 내일봐. 간단히 인사를 남기고 사라지는 그녀였다.





그리고 다음날.
의미심장했던 그녀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이런식의 뒤통수는 적어도 맞고 싶지 않았는데, 그저 흘리며 하던 말이었지만 그래도 믿고 있었는데 그래, 솔직히 말하면 그녀는 나와의 약속은 지킨셈이었다. 일단 말은 해줬으니까.



"미쳤어?"
"뭐?"



교실문을 박차고 들어가 그대로 그녀의 책상앞에 서서 갑작스레 뱉어낸 내말에 하고 있던 게임기....게임기?



"그건뭐야?"
"아...그냥 흥미가 생겨서, 그런데 무슨말이야?"
"잠깐만"



그녀의 손을 잡아 끈다. 움직이지 않을 것만 같던 그녀의 두 발은 말없이 내 뒤를 따른다.
여기서 말하는 건 그녀도 원치 않는 다는 듯, 내가 지금 무엇때문에 이처럼 행동하고 있는지 전혀 저지할 마음이 없다는 듯 그렇게 물 흐르듯 이끌리고 있었다.



"담임이 불러서 갔다왔어."
"어, 들었어"
"담임이 왜 불렀을까, 알아?"
"뭐, 대충"



언제 챙겨온 건지 여전히 게임기에 집중한 채 성의 없이 대꾸하는 그녀의 모습에 게임기를 빼앗아든다. 그제야 내게 시선을 주는 그녀.
물론 굉장히 화가난 상태지만ㅡ



"타카미나!"
"응, 나 타카하시 미나미야. 네 소꿉친구고, 네가 태어나는 순간부터...내가 없던 시간은 없었어. 무슨말인지 알아?"
"몰라, 그렇지만 지금 내가 화가난 건 알겠어. 무슨짓이야?"
"네가 더 잘 알 거아냐, 내가 왜 이러는지!"



평소에 화를 내지 않는 내가 화를 내자, 흠칫거리며 내게 곧게 닿아오던 시선을 접는다.



"우린 친구고, 네가 무슨 짓을 해도 난 다 이해하려했어."



조곤조곤 답답하게 내리누르고 있던 감정이 앞서서일까, 내가 무슨말을 내뱉고 있는지, 내가 하고 있는 말들이 말은 되는 것들이지조차 인식하기도 전에 입밖으로 튀어나온다.
횡설수설하지만 마음만은 그녀의 얼어붙은 심장에 닿은 건지 나를 한참을 바라보다 긴숨을 내뱉는다.



"나 유학가."
"하아?"
"ㅡ라는 말을 들은거지? 담임한테."
"전학이라며!"
"그러니까 모른척 해달라고 했잖ㅡ"
"하루나!"



화가 난다.
왜일까, 내가 이토록 별 일도 아닌 일에 화를 내는 이유는.
나를 그저 같은 반 친구로만 생각하는 그녀에게.



"혼자 그렇게 다 정해버리고, 우리는 그냥 네가 내린 결정에 따라 마음의 준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손 흔들며 인사를 하면 된다는 거야?"



유코도 알고 있어? 라는 말은 하지 않는다. 그런식으로라도 그녀의 시선을 끌고 싶은 마음이 없는 건 아니지만, 나 스스로 그녀의 눈길을 빼앗고 싶다. 온전히 내 모습만을 그녀의 두 눈에 비춰보고 싶었다.



"너에게 단지 친구일, 뿐 인거 알아. 하지만-"



갑자기 불어오는 바람이 우리 주위에 방어막을 쳐주는 듯 주변의 소음이 차단된다. 온전히 우리 둘 만이 남아있는 공간에 침묵이 감돈다.



"ㅡ좋아했어. 꽤, 전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