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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오랜만에 오는 듯한 기분이 드는 건 단순한 제 착각일까요.....

그래도 중간에 단편 하나 끄작였고,

그렇지만 어쩐지 여기 와주시는 분들은 이런 리뉴얼보다 짧아도 못보던 글을 읽는 걸 그나마 좋아하실 것 같고....

항상 댓글 달아서 응원해주시는 분들을 위해서...

제가 할 수 있는 거라고는 없는 솜씨로 풍부한 망상력을 뿜어내는 것 밖에 없네요...

 

그러므로 다음에는 짧은 단편 또는 만약에의 외전을 가져오도록 하겠습니다!!

주말이니깐....

부지런하게 움직이면 일요일 안에???

 

계속 계속 팬질하면서 즐겨요~

눈팅만 하지 마시고, 댓글로 소통해요, 우리.

 

코지유우는 망펀이 아닙니다!!!!!

 

 

 

 

-

 

 

 

 

 

항상 멋대로 행동한거야 이미 익숙해졌으니 상관없지만 적어도 한 번 쯤은 주위 사람들을 생각해줬으면 했다. 언제나 홀로 모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식의 행동, 아직은 부모님의 울타리 안에서 여유롭게 보내도 좋을 텐데 겉으로 표현하지는 않지만 뭐가 그렇게 조급한지 곁에서 보고 있으면 답답할 뿐이었다.



"왜 느닷없이 유학인건데!"

 

 

 

분명 십수년을 봐온 입장에서 이젠 익숙해질 법도 하지만, 그 행동이 상상이상의 결과물을 가져오는 지라 여간해서 익숙해지지 않았다.

 

 


"또 그거야? 마리짱이 신경쓸일, 아니잖아."
"진짜...이럴거야?"
"내가 뭘ㅡ"
"그 게임기 좀 끄면 안돼?"



정작 남은 심각한데 게임기를 손에 쥔 채 놓으려 하지 않는 그녀에게 일침을 가하면 그제야 내게 공허한 눈빛을 보낸다.

그래, 언제부턴가 저런 눈빛으로 세상을 마주하곤 했다. 모든 일에 전혀 관심없다는 듯, 말이다. 그리고 그런 눈빛에는 약한 나였다. 어쩌면 저런식으로 행동하는 동생의 모습을 볼 수 없는 것일지도, 또는 그런 모습을 보며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자신이 한심스러운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렇기에 내가 택한 선택지는 늘 회피였다.



"어디로 갈 껀데"
"아직."
"뭐야, 정하지도 않고 가겠다는 거야?"
"뭐뭐."



아마 어린시절 발병한 병으로 인한 잦은 병원 생활에 퇴원이든, 다른 어떤 이유에서든 이별의 순간을 너무 많이 목격했기 때문이 아닐까. 그리고 자연스레 그 것이 어렸던 그녀에게 트라우마로 자리잡아 사람을 곁에 두려하지 않는 결과를 낳았다. 어차피 이별할 걸 뭐하러 정주고 마음주냐며 너무도 순진한 눈망울로 나를 올려다보던 모습이 순간 겹쳐짐에 어쩐지 태연하게 마주할 자신이 없어 시선을 잠시 그녀에게서 어두워진 창밖으로 돌린다.



"그런 어찌되든 좋아, 란 시선처리 어떻게 안돼?"
"난 내가 어떤 시선으로 세상을 보는지 모르니까. 의욕없는건 사실이지만ㅡ"
"아닐, 때도있어."
"어?"



눈을 동그랗게 뜨며 반문하는 그녀였지만 답을 주진 않았다. 표정변화가 큰 편이 아니지만 이런식의 반응에 조금이나마 안심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인정하는 수밖에 없었다. 아직은 이렇게 가끔 보여주는 어린시절의 그녀를 연상시키는 행동을 하는 것도 다 그 아이가 옆에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그 것은 그녀도 알았으리라 생각된다. 본인도 조금은 의식하는 듯 하니.



그렇게 한참을 내 답을 기다리던 그녀, 어쩐지 쉽사리 답을 안 줄 것이라 예상한건지 더이상 할 말 없으면...괜찮아? 하며 오른쪽 집게 손가락으로 게임기를 가리키는 그녀였고, 맘대로 하란 듯 고개를 좌우로 흔든다. 잠깐이나마 안심했던 자신을 탓하면서 하지만 한편으로는 한 가지에 이런식으로 열의가 있었던 적이 없기 때문에 약간의 위안을 한다.



"고모는?"
"엄마가 내 부탁. 거절하는거 본 적 있어?"



여전히 게임기에서 시선을 떼지 못한 채 입만 놀리고 있는 그녀였고, 그녀의 몸이 급속도로 안좋아진 후 '코지마가=하루나'라는 공식이 생길정도로 끔찍히 여기는 것을 본 적이 있기 때문에 쉬이 이해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더욱 그녀는 세상에 대한 의욕이 없어진 것이다. 뭐든 원하는 건 손쉽게 손에 넣을 수 있으니까. 이미 고모부도 고모도 알아차렸을 때는 시간이 너무 많이 흐른 후였기에 손 쓸 방법이 없었다. 언젠가 부모된 입장에서는 - 손이 꽤 귀한 집이다. - 이렇게라도 자신들의 옆에 있어주는 것에 감사할 뿐이라고 언젠가 엄마에게 들은 적이 있었다.

그런 고모가 그녀의 부탁을 거절했을리는 만무했다.



그런 그녀를 잠시 바라보다 선생님께서 허락해주실까? 입을 떼면, 허락 못 할 이윤 또 뭐야? 내가 가겠다는데. 한마디도 안지고 맞받아친다.

오늘따라 괜히 검은 하늘에 촘촘히 박혀 빛나고 있는 별들마저 내게 시비를 거는 것 같다.



"타카미나.."



내 입에서 뱉어진 오랜 친우의 이름에 분주히 움직이던 손이 아주 잠깐이지만 멈춘다. 시선을 올려 내게 마주하고 있진 않지만 분명 가려진 눈동자가 심하게 떨리고 있는 것만 같았다. 다음에 나올 이름 또한 알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ㅡ랑 유코는?"



적중한 것일까. 머릿카락 밑으로 차마 숨기지 못한 눈동자가 흔들리고 있었다. 언제나 마이페이스를 잘 유지하는 그녀에게 일종의 약점이라고 하긴 뭐하지만 자신을 놓아버리는 순간이 있다. 좀 처럼 유연하게 행동하지 못한 채 엇나가는 손가락이 이를 뒷받침 해주는 듯 하다.



"말하기 뭐하며 내가 직접 말해줄 수는 있는데?"



무리해서 아무렇지 않은 척 하는 게 눈에 훤한데 끝까지 아닌 척하는 모습에 조금 오기가 생겨 내가 말해도 되지? 한번더 반문한다. 한 동안 움직이지 않을 것 같던 그녀는 마음대로, 해. 듣기에도 어색하기 짝이없는 톤으로 애써 담담한 척 입을 열고 있었다. 마치 꼬마아이가 아빠 양복을 입고 어른스레 행동을 하 듯 말이다.



유일하게 의욕적인 눈빛으로 대하는 상대들에게도 그렇게 그녀 스타일로 대처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다.



"ㅡ의욕이 불타는데?"
"뭐?"
"너말이야, 이 고집불통 아가씨."



그녀의 이마를 아프지 않게 때리는 시늉만 한 후 잠이나 자야겠다. 기지개를 켜며 방문을 닫는다.



이길 수 있을리가 없다.
마음의 무게가 다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