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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

얼마만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연중은 안시켰습니다.

아아....잊혀질만 하면 친구님께서 자꾸....저의 불안정한 연재패턴을 가지고 뭐라고 하시어...이렇게!!!!

 

아아....고생했네요, 스스로가.

3일째.....시작합니다.

 

 

 

 

 

 

 

 

 

 

 

윤여정 선생님의 센스로 힘들이지 않고 숙소의 주인과 만난 우리는 앞으로 2일정도 더 머물러야 하는 아파트로 향했다.

자신이 처음 예약한 곳이라 유난히 걱정스런 표정을 거두지 못한 채 뒤에서 우리를 뒤따르던 승기의 어색한 웃음소리만이 어두운 거리를 매울 뿐이었다.

 

 

 

잠깐 자신의 트렁크에 기대어 쉬었던 미연이 걱정되 슬쩍 뒤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자신의 무거운 몸은 생각지도 않은 채 선생님들을 챙기고 있었다. 미련하기만한 모습에 그저 속으로 고개를 저으며 나라도 그녀의 짐이 되지 않기 위해 두 다리를 열심히 움직여본다. 이게 내식대로 그녀를 돕는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분위기 너무 좋다!"

 

 

 

ㅡ라는 것이 승기가 예약했던 숙소를 본 우리들의 감상이었다.

방에는 침대가 두 개씩 있어, 이변이 없는 이상 난 미연과 방을 쓸 것이었다. 하지만.

 

 

 

"one bathroom?"

 

 

 

모두를 패닉에 빠지게 하는 물음만이 공기중에 울린다. 승기만이 이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는 다는 듯 뒷머리를 긁적인다. 솔직히 그렇게 신경을 쓰는 편은 아니지만, 여자들에게 화장실은 꽤 중요했다. 무엇보다 5명이 한 개의 화장실을 써야한다는 것은 시간적으로도 서열이 끝쪽인 그녀와 승기에게는 여유롭지 못했다.

 

 

 

"제가 나중에 저희가 쓸 수 있는 곳을 알아볼께요."

"그래, 희애언니 포함해서 셋이 사용할 수 있는 곳으로ㅡ"

 

 

 

못들은 척 넘어가려 했지만 얼핏 들려온 내 이름에 귀가 쫑긋거린다. 그건 그녀의 입에서 내 이름이 호명되어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저 조곤조곤 내뱉는 음성의 울림이 나를 감싸 안아들자 긴장이 풀려서 일까, 지금껏 잊고 있던 공복중추가 활성화된다.

 

 

 

다들 힘들게 숙소까지 와서 일까, 아니면 오랜만에 먹는 한식이기 때문일까 한동안 말없이 식기가 부딪치는 소리만이 부산스럽게 공간을 채울 뿐이었다.

 

 

 

"근데, 누난 왜 안드세요?"

 

 

 

승기의 물음에 고개를 돌려 바라보면 아까부터 신경쓰이던 그녀는 다리를 끌어안은 채 한식 삼매경에 빠져있는 우릴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저 자신 앞에 놓여 있는 와인잔에 와인을 채우며 그 것만을 손목의 스냅을 이용해서 빙글 돌리며 이따금씩 입술을 축이곤 있던 그녀였다. 그런 자신에게 모두의 눈동자가 쏠리자 어색한 듯 두 손을 흔들며 기내에서 많이 먹었다느니, 배가 안고프다느니 따위의 소리를 하고 있었다.

 

 

 

전부터 느꼈지만 - 며칠 보지는 않았지만, 그 며칠만에 파악이 될 정도로 - 그녀는 입이 짧았다. 뭔가를 집중해서 먹는 걸 본 적이 없었다.

처음 봤던 날이야 다들 처음 보는 자리고, 어찌하다보니 선생님들께서도 - 꽃보다 할배 출연진 - 참석하여 그 자리가 불편하기에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여행을 하는 동안에도 누구보다 앞서 걷고, 뛰고, 이끌어주면서 입에 대는 거라고는 물과 약간의 요기거리 뿐이었다.

 

 

 

"네가 뭘 많이 먹어-"

 

 

 

그간 차마 하지 못했던 분까지 포함하여 결국 참지 못한 채 한 마디 내뱉으면, 나의 반응에 놀랐던 건지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어색하게 웃으며 입을 뗀다. 아마 본심은 한 개의 화장실을 5명이 써야한다는 부담감에서 시작된 듯 했다. 내게 살짝 입을 여는 것을 보아....

 

 

 

", 그래서 말인데요".

 

 

 

그리고 지금껏 우리의 양식을 자기들 것인양 먹고 있던 나PD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고 있었다.

화장실이 한개면 불편하지 않겠느냐, 자기들 숙소가 여기서 멀기때문에 촬영이 원활하지 않을 같다. 그러더니 결론은 숙소를 옮기는 것이 어떻겠냐는 것이었다.

 

 

 

곳은 21실에 방마다 화장실이 1개씩 딸려있다는 것으로 선생님들을 겨냥했고, 결국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고 야심한 시각 대이동이 시작됐다.

 

 

 

물론 경우도 딱히 나쁠 것은 없었다. 그저 다시 확인하고 싶을 뿐이었다. 그녀의 체온을, 손길을, 마음을....

 

 

 

 

 

 

 

 

 

 

", 진정 배낭여행의 느낌이 나는 방이네."

 

 

 

표시나지 않도록 약간 거리를 두고 있던 침대를 슬쩍 밀어 침대 사이의 간격을 좁힌다. 그저 가방을 펼칠 있는 곳을 찾기 위해 방을 둘러 보는 삐딱하게 자리잡고 있던 침대를 밀어 제대로 자리잡은 처럼 보일 있도록 행동은 나름 철저했다. 자부한다.

 

 

 

그리고 둘러본 방은 그녀가 잡았던 숙소 - 그러니까, 터키의 숙소 - 보다도 작았다. 물론 가방을 펼칠 공간은 커녕 두 사람이 함께 걸어갈 수 없을 정도로 비좁았다. 우리야 호기롭게도 그녀가 자신의 가방을 복도에 푸는 것으로 어느정도 방에 공간이 생기긴 했지만, 선생님들의 경우 그렇지도 않았다. 실로 와서 보니 부족함 없이 지내왔을 여배우들이 이런 호스텔에 머무르게 한다는 것에 찔렸던 건지 나PD 는 뒷머리를 긁적이며, 승기를 자기가 데리고 자겠다며 선생님들만이라도 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그리고 나는 순간 나PD가 쓸데없는 배려를 우리들에게까지 배풀까 걱정을 했지만, 그 쪽에 까지는 차마 신경을 쓰지 않았던 건지 1인1실은 선생님께 한정으로 제공되었다.

 

 

 

"저, 세수 좀 하고 올게요."

"응"

 

 

 

그렇게 뒤숭숭하기만 한 기분만이 감도는 하루가 마무리 되고 있었다.

언제나 뒤에서 나를 바라봐주는 그녀의 모습을 기억하며, 고단한 몸을 침대에 뉘인다. 딱딱하게 받쳐질 것 만 같던 외양과는 달리 꽤나 부드럽게 몸을 감싸도는 따스함에 첫날 느꼈던 그녀의 손길을 기억하며 무겁기만 한 눈을 감는다. 내일은 또 어떤 즐거움이 있을지 기대되는 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