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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우리사이엔 불과 눈에 보일 정도의 숫자들이 남아 있을 뿐이다.



내가 그녀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
그녀가 내 옆에서 웃어줄 수 있는 시간.



촉박하게 그 날은 나를 옭아매고 있었다.



"냥냥!"
".....응"
"갈까?"



굳이 대답을 하진 않는다. 여전히 내옆에 자리한 채 여유롭게 자신의 오른손을 뻗어보이는 모습에 그저 가볍게 그것을 잡는다. 그러면 만족한 듯 생긋 웃으며 깊게 파인 보조개가 나를 반긴다. 이제 이런 모습 조차도, 얼마 남지 않았다.



"유짱.."



의도치 않게 한껏 가라앉은 음성에 나조차 놀라 어깨가 흠칫거리지만 신경쓰지 않는다는 듯 입을 움직인다. 여전히 잡고 있는 왼손에 힘을 조금 준 채로.



"사랑, 해"



대체 얼마만에 스스로 뱉어낸 말일까.
원래 마음으로만 담아두는 것보다 그 감정에 단어를 부여함으로 좀 더 단단한 결집력이 생긴다했다. 하지만 난 뱉어내지 않았다. 그녀의 품에 안겨있는 순간에 조차 난 그 마음을 숨겼었다. 두려웠다는게 맞을지도 몰라. 난 그저 이런 날이 오는 것이 무서웠다. 내 감정이 너무도 커져 그녀의 날개를 꺾어 버릴까 두려웠다. 내 옆에만 묶어두고 싶은 마음이 커질까 두려웠다.



"응, 알고 있어."



하지만 그녀는 그런 꽁꽁쌔맨 내 껍질을 언제고 깨고 들어왔다.



"늘, 느끼고 있어."



이렇듯 유연한 그녀의 행동에 일순 불안하게 스스로를 죄여오던 손길을 거둬들인다. 오히려 그녀와 연결된 왼손에 그 힘을 이동시킨다. 그녀에게로의 마음을 느껴질 수 있도록 잔잔하게 진동하는 맥박을 따라 흐른 뜨거운 피가 증거가 된다.



"그러니까ㅡ"



서로의 팔이 연결되어 있던 거리가 일순 그녀의 움직임으로 좁혀진다. 그로인해 두 눈에 비춰지는 연갈색의 눈동자에 망설임은 찾아볼 수 없다. 조금 가라않은 듯 이슬을 머금은 채 한 곳을 향해 움직인다. 애초에 다른 길은 없었다는 듯 그녀의 움직임에는 주저함도 찾아볼 수 없다. 그저 일직선으로 뻗어있는 길이 있다는 듯 그렇게 그녀는 늘 생각하는대로 움직였다.



"윳ㅡ"



지금 이순간처럼 저돌적으로 행동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핫, 잠ㅡ"



누구의 시선도 신경쓰지 않는다.
그 순간의 그녀의 시선에는 정말 나.
오로지 그녀의 세상에는 나와 그녀가 있을 뿐이다.



".....하지, 마..."



오히려 울고 싶은 게 누군데 눈물을 가득 머금은 채 아래에서 부터 오려다보는 눈동자에 순간 빽 소리를 지른 채 여전히 내게 매달려있는 그녀를 밀쳐버리려던 손을 들어 그녀의 어깨위에 올린다.



"내마음은, 변하ㅡ"
"알아."
"하루나...."



듣고 싶다.
언제나 너뿐이다.
내 마음이 변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알고 있지만 확인하고 싶다. 그녀의 입에서 뱉어지는 순간 확신할 수 있기에 몇번이고 확인하고 싶다. 정작 본인은 그런 확신을 주지도 못하면서 언제나 사랑받고 있다는 확인을 받고 싶어한다.



애초에 인간이란 겁이 많은 동물이다. 늘 이렇게 확인하지만 그 마음이 언제 변할지 모른다. 난, 그 것이 두려울 뿐이다. 내가 그녀에게 더 이상 아무것도 아닌게 되는 그것. 한 없이 속삭이는 내 달콤한 말에 그녀가 질려할까봐, 난 그 것들에 형태를 주지 않았다. 너무 커져버린 그 것을 그녀가 받아주지 않으면 난 어찌하지도 못한 채 멍하니 내뱉어진 말에 스스로에게 상처입을 것이 뻔하니까



하지만 언제나처럼 이기적인 나는 조금은 낮은 음성에 베어나오는 그녀의 목소리에 담긴 내 이름을 듣고 싶다.
내 품에서, 내게 키스를 하며 가릉거리며 하는 사랑의 속삭임이 듣고 싶다.



언제고 난 그녀의 모든것에 목말라 있었고, 어째서 인지 평소에 자제를 잘하던 것이 오늘따라 뜻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여느 삼류드라마에서 볼법한 행동을 내가 하고 있었다.



"ㅡ계속, 할까....?"



순간 주저하듯 내 허리를 감싸고 있던 손에 힘이 빠져나간다. 미세하게 흔들리는 눈동자에 고스란히 박혀있는 얼굴이 어색하다. 분명 내 눈이 비춰지고 있지만 반쯤 풀려버린 그 모습은 흡사 눈 앞의 사람이 자신을 어떻게 해주길 바라는 눈빛을 담고있어 당사자인 나조차 어색했다. 그러니 이런 생소할 모습에 그녀가 주저하는 것도 당연하다 여겨져 이쯤에서 그만 두기로 한다.



"뭘 그렇게 굳어있어, 장난이야."



어깨를 감싸고 있던 손을 풀어 내리고 아까와 같이 그녀의 오른손을 그러쥔다.
조금 일찍 준비하긴 했지만, 그녀와의 장난아닌 장난으로 지금부터 부지런히 움직이지 않으면 늦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유짱?"



넋이 빠져나간 건지 내가 잡고 있는 자신의 오른손과 내얼굴만을 바라보는 그녀의 모습에 조금 심했나 싶어 반성을 하며 잡혀있는 손을 가볍게 힘을 주어 이끈다.



"지금 안 움집이면, 늦을짓ㅡ, 엣?"
"하루나는....."












짠.
얼마만인지 모르겠지만.
저는 아직 코지유우를 애정하고 있습니다!!!

이 것은 다음편이 있습니다.
다음편은, 음....위의 내용을 보시면 아시듯 조금 엄한 글이 될 듯 합니다.
보호글로 게시될 예정입니다.
비번은 찔러주시면 알려드리겠습니다~

덧) 곧 샤메회 후기도 게시를.....할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