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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은 아니고
그래도 내가 미는 커플링의 위협적인 라이벌과 엮은 것은 처음.
즐거웠죠~
다시 쏟아라 힘!










"지금...뭐하는 거야?"
"응?"



사람이 어쩜 이렇게 뻔뻔하게 굴 수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아 머릴 좌우로 흔들어 풀리지 않은 채 머릿속을 뒤죽박죽 뒤섞고 있는 문제를 털어내려한다. 하지만 여전히 의문투성이 뿐인 그녀의 행동이 신경쓰일 뿐이었다.



붉어진 얼굴, 여름이 다가오고 있는 이 시기에 옷을 저렇게 껴입고 있는 웃긴 모양새에 언제나 생기가 넘치던 연갈색의 눈동자는 반쯤 풀려있었다.



"너, 아프지 않아?"
"응, 아파."



태연하게 뱉어내고 있는 그녀의 음성에 이질적인 잡음이 잡히는 것으로 보아 목쪽에도 이상기운이 뻗친 모양이다.



"그런데 지금 여기에 온거야?"
"왜?"



뭐가 잘 못 되기라고 했냐는 듯 어깨를 으쓱이며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그녀의 모습에 급히 손목을 낚아 채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공간으로 이끈다. 물론 갑작스럽게 자신의 손목에 느껴지는 통증과 억지로 발길을 움직이며 자신을 잡아끄는 힘에 의해 눈살을 찌푸리는 모습은 못본 척 하기로 한다. 그보다 더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넌 스스로에게 미안해해야해"



손을 놓으며 어둡기만한 공간을 암흑으로 만들지 않은 채 빛을 뿌려주는 창가로 가서 선다. 짙게 선팅이 되어 있는 터라 제대로 된 밖의 풍경을 감상할 수는 없었지만, 그 공간을 채우기에는 충분한 양의 빛이 들어오고 있었다.



"아츠코?"



손목을 놔주자 붉게 자국이 남아있는 것은 신경도 쓰지 않은 채 되려 내 양 어깨를 잡아오며 걱정스럽다는 듯 나를 바라보고 있는 그녀가 내 이름을 담아내고 있었다. 단지 그녀의 입에 내 이름이 담겼다는 것 만으로도 이토록이나 설레이는 내 마음을 알까 싶다가도 곧 옷 위로 스며드는 그녀의 체온에 아늑하던 정신이 번뜩인다.



"38도 쯤, 되려나?"
"응?"



내 어깨를 감싸고 있던 손을 잡아 끌어 그녀의 이마의 온도를 체크한다. 보통의 사람 체온을 내 이마의 온도라고 한다면 맞닿아 있는 그녀에서는 뜨거운 열기를 발산하고 있었다.



"집에 가서 쉬지?"
"왜에, 모처럼 같이 들어가고 싶었는데──"
"그럼 본인의 상태를 좀 확인을 하시던가, 너무 높잖아. 병원을 가서 열을 떨어 뜨리던가. 내가 이럴거라는 건 생각하지 않은거야?"
"뭐..."
"헤에, 내가 얼씨구나 하고 받아줄 줄, 알으셨다?"
"그건! 아니지만."



처음의 기세는 어디 갔는지, 내 일방적인 공격에 차마 내게 눈을 마주하지 못한 채 웅크러진 어깨가 한 없이 작아보여 그만 감싸안고 만다.



"예전 처럼 같이 있을 수 있는 시간도 없는데, 아파서 못보는 건 없었으면 좋겠어."
"그....미안."
"응, 몸 생각 좀 해줘."



한 품에 들어올 정도로 야윈 그녀가 안쓰러워 숨을 뱉어낸다. 어깨 언저리에 느껴지는 따뜻한 입김에 가만히 그녀의 등을 토닥인다. 맞닿아 있는 심장의 울림이 가장 크게 느껴지는 순간 우리는 같은 시간에 서 있었다.



├ 2013/05/10 14: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