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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의 촬영 과정, 방식...그런거 1도 모릅니다. 순전히 망상에 기초할 뿐...

​* 이미 트루럽한 상태에서의 두 사람의 모습입니다.


오프 더 레코드 번외

(부제 : Jealousy)











"나 사민이 가끔 인터뷰에서 엘워드엘워드 해서 그거 봤어"

"그래서 지난 주말에 만나주지도 않았던거야? 너무하네"




스탭들의 눈을 피해 맞잡은 손에 이상하게 힘이 들어간다고 생각한 쇼는 고개를 들어 자기 무릎에 올려져 있는 대본에 시선이 머무르고 있는 루트를 힐끔 바라본다. 긴장하거나, 말문이 막히면 어김없이 입술을 무는 버릇이 있는 쇼의 입술은 오늘도 혹사당하고 있었다. 무엇때문에 그녀가 이렇게 루트의 눈치를 보며 자신의 애꿎은 입술만 깨물며 커다란 눈을 굴리고 있는지 본인은 알테지만, 굳이 그 것을 소리내어 뱉어내지는 않는다. 그저 자신과 연결되어 있는 긴 손가락을 자신의 손가락에 엮어 잡을 뿐이었다.




"주말에 같이 영화보고 싶어서, 예매도 했었는데...아, 왜 당신이 가고 싶다고 했던 그 레스토랑도 예약했고, 또....아! ㄱ"

"그만, 그날은 미안. 됐지?"




여전히 시선을 대본에 머무르는 주제에 대화를 이어나갈 모습이 조금도 보이지  않는 루트의 모습에 조금 전까지의 조급함과는 다른 기분으로 루트. 부드럽게 입안에 머물던 이름을 입밖으로 꺼내본다. 그녀의 이름을 입에 담을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혀가 천정을 치며 뱉어나오는 그 느낌이 묘하게 쾌감이 있었다. 다른이의 이름을 부를때와는 뭔가 달리 내 감정이 함께 뱉어져 나오는 듯한 그런 기분이 들었다. 그건 아마 우리의 관계가 그 만큼 다른이들과의 일회용적인 관계와는 다르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 생각되었다.

다시 한 번 손에 힘을 주어 잡는 루트를 바라보다 쇼는 손을 털어내고 그녀의 앞으로 걸어가 무릎을 굽혀 시선을 마주한다. 나 봐요. 순간 루트는 쇼가 비열하다고 생각했다. 평소에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반말을 하던 그녀는 꼭 이런 순간에만 이렇듯 단어 표현에 있어서 조금 공손한 어휘만을 뽑아 표현하곤 했다. 자신이 그런 그녀를 거절하지 못하다는 것을 뻔히 알고 있는, 그녀만이 할 수 있는 수법이었다.




"다른 사람들이 보잖아..."

"그런 사람이 손을 잡을 것 같진 않은데...뭔데, 뭐가 그렇게 당신을 화나게 만들었어"




저렇듯 그녀만의 특정한 방식으로 어휘를 넘나드는 모습에 눈 앞의 그녀를 바라본다. 팔자 눈썹을 한 채 자신을 올려다보고 있던 그녀는 그대로 대본을 쥐고 있는 자신의 손을 감싼다. 그저 자신의 손을 소중한 보물이라도 되는양 매만지는 것을 바라보다, 시선을 돌린다.




"...비열해"




이런식으로 자신을 들었다, 놨다 하는 쇼의 언행에 이 상태를 계속 유지하게 된다면 자신만 옹졸하고 속좁은 사람이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빗겨났던 시선을 내려 여전히 자신을 올려다보고 있는 쇼에게 마주한다. 이 진한 눈동자를 보고 있으면 이상하게 자신을 그대로 유지할 수가 없었다. 언제나 빨려들어갈 듯 강렬한 시선에 사로잡혀 정신을 차리고 나면 모든 것은 끝나 있는 상태였다.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고 그저 열뜬 나락으로 떨어지던 기분만이 어렴풋 뇌리를 스치듯 지나갔다. 그리고 지금 그런 눈동자가 자신을 올려다보고 있다는 것은 한 편으로 기분이 짜릿하기도 하지만, 자칫 위험할 수도 있다고 판단되어 내 이름이 새겨져 있는 의자에서 일어나 조금 인적이 드문 곳으로 향한다. 따로 말하지 않았지만 뒤쪽에서 일정한 거리를 둔 채 나를 뒤따를 발소리가 들려온다.




"자, 이제 괜찮지 않아?"

"알아, 내가 유치하다는 거."

"나 아무말도 안했어?"

"내가 하고 싶은 말, 알고 있잖아"




미간을 긁적이던 쇼는 눈동자를 굴리며, 마치 할 말을 생각하기라도 한다는 듯 입술을 달삭거리고 있었다. 뭐가 어때. 내가 미치게 좋아서 그런거잖아? 어깨를 으쓱이며 능청스런 어투로 말을 내뱉고 있는 쇼였지만, 정작 눈은 웃고 있질 못했다. 맞은 편에 달을 등지고 서 있는 루트의 표정이 쇼에게 전달되지는 않았지만, 달빛을 그대로 받고 있는 쇼의 얼굴은 너무도 잘 보였다. 자신조차 바라보지 못하고 있는 쇼가 말이다.




"연기라는 거 아는데, 어쩐지...."

"질투...났어요?"




또다.

저런식의 접근은 좋은 예가 아니라고 루트가 이번엔 할 말을 잃은 듯 애꿎은 입술을 물어뜯는다. 히죽이며 제게 한 발 다가오고 있는 쇼를 루트는 그저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이 것이 흔히 사람들이 말하는 연하의 도발 이라는 것일까. 루트는 생각했다. 그리고 그 생각은 루트의 몇 발자국 앞까지 다가온 쇼를 보는 것으로 멈춘다. 다시 제게 향하는 짙은 갈색 눈동자가 온 몸을 지배하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팔다리가 마비된 듯 움직이지 않는다. 그저 쇼를 바라보고 있는 눈 만이 깜박일 뿐이었다.




"나도 봤어요, 당신이 찍은 드라마도 영화도 전부다"




한 발 더 내딛으며, 쇼는 루트를 바라본다. 구름에 가려진 달로 인해 그나마 어스름 보이던 앞길조차 보이지 않는 것에 루트는 약간 안도를 한다. 보이지는 않지만, 자신이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지는 너무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난 어떤 기분이었을거 같아?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 내가 알지 못하는 시간에 존재하고 있던 당신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에 감격에 찼었어. 그러다....알죠? 나 콘맨도 봤거든"




이제는 루트의 코앞까지 다가온 쇼가 가슴앞에 모으고 있는 루트의 두 손을 조심스레 감싸안는다. 그러다 깨닳은게 있는데 말이지... 루트에게 향했던 시선이 그저 마주 잡고 있는 손에 머문다. 장난감을 만지듯, 아니 불안감을 감추려는 단순한 속임수가 깃든 손동작이었을까. 쇼는 갈피를 잡지 못한 채 그렇게 자신의 손에 잡혀 있는 루트의 손을 만지작 거린다.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든 당신은 그저 내가 알고 있는 사만다. 당신이었어. 손을 끌어당겨 허리를 감싸안는 손길에 제법 차가워진 공기가 닿기하도 하듯 움찔거린다. 그리고 그 찰라, 키득이며 자신의 품으로 더 파고드는 쇼였다. 프스스, 김빠지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루트는 자기가 지금껏 괜한 걱정으로 머리를 싸고 있었다는 사실에 어정쩡하게 있던 팔을 움직여 그녀의 어깨를 감싸안는다. 이런 왜소한 몸으로 그런 격한 움직임을 하고, 연기에서 뿐 만 아니라 언제나 자신을 이끄는 그녀에 존경의 뜻을 담아 볼록 올라온 정수리에 입술을 묻는다.




"안돼, 방금건 무효. 여기다 해줘요, 여기"




용케 들었는지, 갑자기 자기의 품에서 빠져나와 검지 손가락을 피곤 자신의 입술을 가리키는 모습에 살풋 미소가 번진다.

그래,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든 그녀는 그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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